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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아침 오월의 아침 / 청송 권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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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이 오면 오월이 오면 / 청송 권규학  깡충깡충봄풀이 뛸 듯이 싹트고토독토독꽃들이 해님처럼 벙그는푸른달, 오월이 왔습니다 잎새달*에 연녹색 잎을 키워푸른달*을 준비하려는 몸짓보면 볼수록 미쁜* 모습앙상하던 뜨락의 감나무에쫑알쫑알연둣빛 잎새가 숲을 이뤘습니다 오월이 오면잎과 가지 사이를 비집고왕관 모양 감꽃이 필 테지요누이와 함께 이른 아침감꽃 줍던 기억이 새록합니다 고리고리 실패에 꿰어손에 목에 걸고 뽐내던 기억들오월이면 늘 그립습니다오순도순 알콩달콩누이와의 그 정겹던 시절이.(240428) * 잎새달 : 4월의 순우리말* 푸른달 : 5월의 순우리말* 미쁜 : '믿음성이 있다'는 뜻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나는 농부인가 나는 농부인가 / 청송 권규학  봄, 봄이다추녀 끝에선고양이가 졸고 있고뜨락엔부지런히 봄풀을 심는 햇살지천(至賤)이 풀꽃 천지다 4월이면 어김없이연둣빛 새싹을 내는 들녘봄이 익는 전원(田園) 뜨락뾰족뾰족, 병아리 부리 새싹쌍떡잎 나비 모양의 채소들상추는 벌써 한 뼘의 싹을 키웠다 화단의 흙을 뒤집어 일구고고추랑 오이랑 가지랑 쑥갓이랑갖은 모종을 심어 가꿀 시기재래시장 오일장이 서는 날육묘상에 들러 모종을 사서전원(田園) 곳곳에 골고루 심었다 귀촌(歸村) 일곱 번째 맞는 봄해가 바뀔 때마다 설레는 마음과연 나는 농부(農夫)인가답 없는 질문에 스스로 답하며농부 아닌, 농부의 꿈을 키우며모종을 심고 씨앗을 뿌리는.(240428) ">HTML .. 더보기
생각 차이 생각 차이 / 청송 권규학  1.1시간은 60분하루는 24시간1년은 열두 달 365일누구에게나 똑같은 시간어떤 때는1년도 하루인 듯 빨리 지나가고다른 어떤 때는일일여삼추(一日如三秋)이기도 한… 세월이란 게세상이 순탄하고마음이 평안할 땐물처럼 바람처럼 흘러가지만세상이 혼탁하고마음마저 불편해지니세월도 마음도나날이 지지리 궁상을 떠는… 이리 굴러도 한 세상이요저리 굴러도 한 세상이라면핑계를 만들어 따지려 하기보다는호불호(好不好)를 나누어 아우르면 그뿐. 2.반쯤 담긴 물컵을 보고'아직도 물이 반이나 남았네'라 할까'물이 반 밖에 없네'라고 할까나 세월이란 놈엊그제 겨울이더니어느새 꽃피는 봄머잖아 또 여름이라 하네 한 해는 이리도 빨리 가지.. 더보기
갱년기 갱년기 / 청송 권규학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뭔들 해도 재미가 없다 하고 싶은 일도먹고 싶은 음식도가고 싶은 곳도보고 싶은 것도 없는… 세상만사가 뒤틀리고살아가는 게 고역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꼴불견이요TV를 봐도 짜증만 나고책을 펴도 글자는 없고글을 쓸려해도 생각이 없다 뭘까…, 권태기인가아니면, 우울증인가 하루 놀고 하루 쉬고여기 집적 저기 집적하릴없이 빈둥대지 않을 거면열 일 바쁘게 움직이고 싶은.(240426)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해피엔딩(Happy Ending) 해피엔딩(Happy Ending) / 청송 권규학  행복을 얻고자 세상에 태어나하루 이틀 쌓여 반백을 훌쩍사람은 나이만큼 늙는 게 아니라생각만큼 늙는 다는데늙은 건지, 나이를 먹은 건지… 누구나 행복을 바라지만해피엔딩(Happy Ending)은 따로 없다네너와 나, 우리 사이함께 묻어서 자라나는 것일 뿐… 아무리 긍정적인 생각이라도세상의 흐름을 바꿀 수 없지만세상을 보는 눈은 바꿀 수도 있다네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어버리는늘 그렇고 그런 삶을 사는.(240425)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소망우체통 소망우체통 / 청송 권규학 봄비 내리는 오늘 같은 날이면 문득 간절곶, 소망우체통을 떠올립니다 동해(東海)의 소금기를 맡으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거대 우체통 키는 아직 더 자라지 않은 듯 오래 전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부치지 못한 편지 한 통 있습니다 이루 다 열거하지 못한 비밀 하나 가슴에 품고 살고 떨쳐버리지 못할 짐꾸러미 하나 등짐으로 짊어진 채 살아가는… 가끔은 하얀 백지에 빼곡히 써 놓은 그런 비밀, 그런 짐꾸러미들 남몰래 우체통에 넣고 싶습니다 오늘 밤 꿈엔 간절곶, 소망우체통을 찾아가서 부치지 못한 편지를 부치렵니다 바다 건너 누군가 남몰래 찾아와서 우렁각시인 양 진수성찬 차려내고 갈매기가 친구로 올 수도 있을.(240421)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외톨이 외톨이 / 청송 권규학 독거노인(獨居老人)…! 누군가의 이 한마디에 '외톨이', '늙었음'을 깨닫는다 깨우치지 못한 현실을 알게 해 준 그 누군가가 고맙다는 느낌, 뭘까 돌아보니 그랬다 치열하게 살아온 삶 사방이 격리된 아무도 없는 공간 귀밑머리에 잔설(殘雪)이 가득한 고희(古稀) 코앞의 늙은이로세 세상이 나를 버린 건지 내가 세상을 버린 건지 혼자라는 게 죄는 아닐진대 답이 없는 문제에 답을 구하는 외톨이 신세가 참으로 서글픈… 피는 꽃만 꽃이라 할까 낙화(落花)도 꽃이라 불리고 산비탈에서 피는 꽃도 꽃이라 하나니 첩첩산중 구중심처(疊疊山中 九重深處) 나 홀로 피는 꽃이 더 향기로울지도.(240420)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엄살 엄살 / 청송 권규학 끙 끙, 에구에구 힘들지 않고 거뜬하던 일들이 하나둘씩 허물어져 내립니다 나이 들었음일까 이미 늙었음일까 말끝마저도 조금씩 녹슬어 가는… 내 아부지 일하실 때 아야야 아야야야 내 어무이 청소할 때 에고고 에고에고 칠 남매 키우시랴 쏟아부은 기운 약한 몸에 힘 빠지는 쭉정이 소리 부모님 앓는 소리 닮아가는 나 한 팔로 방바닥을 짚고 다른 팔로는 벽을 잡고 엄살 아닌, 엄살을 짚고 일어설 때 에효 어깨 에고 허리 에구에구 에구구구- 버릇처럼 튀어나오는 몹쓸 말버릇 알 듯 모를 듯 스쳐가는 빈 소리 마음에도 없이 불거지는 쉰 소리 기척마다 튀어나오는 앓는 소리지만 해가 바뀌어도 안부조차 없는 자식 그보다는 더 친근한 위로임에야.(240419)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인생사 모든 게 그러하다네 인생사 모든 게 그러하다네 / 청송 권규학 팝콘을 튀기던 지천(至賤)의 봄꽃들 봄비 한 자락에 반항 한 번 못한 채 떨어져 내렸다 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지누나 참으로 가련한 한 봄의 일이 로고 비바람 속에 왔다가 떠나는 송한필의 우음시(偶吟詩)*가 간절해지는 인생이란 게 무엇이더냐 아무리 강한 권력도 십 년이 고작이요 오늘 핀 붉은 꽃은 십 일이면 떨어질 일* 꽃도 권력도 영원한 건 없나니 새옹지마(塞翁之馬) 호사다마(好事多魔)* 인생사 모든 게 그러하다네 산다는 것도 다르지 않다네 열 번을 지고서야 비로소 제대로 된 승리를 얻을 수 있다는.(240415) * 송한필의 "偶吟詩(우음시-우연히 읊조리다-)" 花開昨夜雨(화개작야우)-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花落今朝風(화락금조풍)-.. 더보기
상춘행(賞春行) 상춘행(賞春行) / 청송 권규학 도랑물 촐랑거리고 봄풀이 꿈틀거리고 꽃들이 방긋거린다 물오름달* 지나고 잎새달*의 한가운데 푸른달*을 맞이하려는 바쁜 모습들 시끄러운 인간사는 관심도 없이 나무는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고 봄꽃들 솜사탕으로 하늘을 난다 인간이 어찌 자연의 기운을 이길까 복잡다단한 인간군상들은 본체만체 늘 그렇게 말없이 흘러 내일로 가는 봄은 그저 이렇듯 말없이 와서 저렇듯 무심히 떠나려나 보다 문득 봄을 따라 동행하고 싶은.(240413) * 물오름달 : 3월의 순우리말 * 잎새달 : 4월의 순우리말 * 푸른달 : 5월의 순우리말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4월 풍경 4월 풍경 / 청송 권규학 깡충깡충 봄풀이 뛸 듯이 피고 토독토독 꽃이 해처럼 벙그는 잎새달, 4월의 초입 산과 들에 햇살, 푸름을 부른다 잠시 왔다가 금세 떠나버릴 봄 잠깐의 만남으론 부족함일까 나무는 잎보다 먼저 꽃을 내고 잎은 푸르름으로 5월을 깨운다 이른 아침 산책길 온산, 들녘마다 연분홍 물결 손만 대면 톡톡- 분홍물감이 터져 나올 듯 알록달록 아름다운 꽃대궐이다 예쁘다 아름답다 그저 바라만 봐도 황홀지경 늘 오늘만 같아라 꽃 품에 빠져들면서도 행여 꽃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할까 두려운.(240412)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완장-놈이 아닌, 분이 되기를- 완장-놈이 아닌, 분이 되기를- / 청송 권규학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매번 보는 풍경이지만 참으로 각양각색 천차만별이다 봄비 속에서 황사먼지 속에서 도심(都心)과 시장골목에서 교차로 모퉁이나 도로변에서 개조된 선거용 차량 위에서 연신 허리를 굽신거리고 춤을 추거나 손을 흔들고 돗자리를 깔고 큰절을 하는 이들 굽실거리는 모습이 가관이다 어쩐 일일까 무슨 일일까 평상시엔 목에 핏대를 세우고 목에 깁스를 한 듯 꼿꼿하던 이들 어찌 이럴까, 참으로 신기하다 얻고자 할 땐 강아지처럼 공손하다가도 얻은 후엔 발정 난 괭이처럼 표독해지는 낚시터 관리인의 완장*처럼 기고만장하게 만드는 배지*의 위력을 본다 저분들 배지를 달고나면 어떤 놈이 될까 저놈들 배지를 달고서도 저런 분이 될까나.(240411) * 완장 :.. 더보기
잎새달 잎새달 / 청송 권규학 들녘 가득 봄옷이 걸렸다 하양 빨강 노랑 빛깔 계절의 옷장에 걸린 아롱다롱 예쁜 옷가지들 4월이 수놓은 서정시 한 편.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인생,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인생,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 청송 권규학 금방 들끓었다가도 금세 얼음처럼 굳어버리는 예측불가의 세상살이 시시때때로 변하는 사람의 마음 믿지 못하는 마음보다는 신뢰와 신심(信心)이 먼저입니다 곱게 봐도 내 사람이요 밉게 봐도 내 사람이면 굳이 미운 마음 먹을 필요가 있을까 긍정적으로 살아도 한 세상 부정적으로 살아도 한 세상이라면 긍정적으로 사는 게 편할 일입니다 세상이란 게 그렇습니다 내 뜻대로 가려하면 가는 곳곳마다 가시밭길이지만 더불어 두리둥실 함께 가려하면 걷든 뛰든 구르든 눕든 그 모든 곳이 푹신푹신한 침실입니다 모든 건 마음 하나에 달려 있습니다 마음을 어떻게 먹는지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 얼굴이 삶의 이력서라면 마음은 삶을 이끄는 표지판이라는.(240409) HTML 삽입 미리보기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