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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나는 농부인가

 

 

나는 농부인가 / 청송 권규학

 

 

봄, 봄이다

추녀 끝에선

고양이가 졸고 있고

뜨락엔

부지런히 봄풀을 심는 햇살

지천(至賤)이 풀꽃 천지다

 

4월이면 어김없이

연둣빛 새싹을 내는 들녘

봄이 익는 전원(田園) 뜨락

뾰족뾰족, 병아리 부리 새싹

쌍떡잎 나비 모양의 채소들

상추는 벌써 한 뼘의 싹을 키웠다

 

화단의 흙을 뒤집어 일구고

고추랑 오이랑 가지랑 쑥갓이랑

갖은 모종을 심어 가꿀 시기

재래시장 오일장이 서는 날

육묘상에 들러 모종을 사서

전원(田園) 곳곳에 골고루 심었다

 

귀촌(歸村) 일곱 번째 맞는 봄

해가 바뀔 때마다 설레는 마음

과연 나는 농부(農夫)인가

답 없는 질문에 스스로 답하며

농부 아닌, 농부의 꿈을 키우며

모종을 심고 씨앗을 뿌리는.(2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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