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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산성철교 산성철교 / 청송 권규학  용각산 줄기에 뿌리를 내려청도천에 발을 담근 주구산(走狗山)*끝자락에 덕절(德寺)*을 품고산성철교*, 청도천을 가로로 베고 누운… 덜커덩 덜컹덜컹자신의 배를 지나는 철마를 품어한 마디의 불평도 없이숱한 산고(産苦)를 받아들이는… 때론청도천 윤슬*에 눈빛을 맞추고덕절(德寺) 풍경(風磬)*에 리듬을 섞으며오랜 세월, 역사(歷史)를 실어 나르는… 가끔은 신기교*가 내달아 앉은는개비* 내리는 저물녘엔용각모우(龍角暮雨)*를 마중하며세파에 찌든 시름을 터는.(240517) * 주구산(走狗山) : 청도군 화양읍 소라리 일대의 '개가 달리는 형태'를 한 산* 덕절(德寺) : 청도군 화양읍 소라리 일대 주구산 끝자락의 사찰* 산성철교 : 경상북도 청도군 청도읍 송읍리 - 고수리를 연결하는 경부.. 더보기
너야 너야 / 청송 권규학잊기로 했지만 잊히질 않는다눈을 감으면 떠오르고보지 않으니 더 새록새록해지는… 똘망똘망 구르는 너의 눈동자입술가로 비치는 하얀 치아까지잊으려 하면 할수록 더생각이 나고 그리워지는 이름'너야'도 같은 생각일까아니면, 이미 망각의 늪을 헤매는 걸까 봄비인지 여름비인지밤을 새워 추적이는 비 비 비빗줄기는 예쁜 너의 몸짓으로빗소리는 너의 목소리로 들려오는데… 너야, '너야'는 알고 있니?지극히 사랑하기 때문인지지독히 미워하기 때문인지서로 잊기로 한 그 이유를.(240515)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석가탄신ㆍ스승의 날에 석가탄신ㆍ스승의 날에 / 청송 권규학  석가탄신일(釋迦誕辰日)이자 스승의 날달력의 붉은 글씨, 공휴일(工休日)이다 부처님을 기리고 스승을 공경하라는 날사찰과 스승을 찾는 발걸음들, 그보다는들로 산으로 강과 바다로행락객이 더 북적이는 날왠지 휴일이란 게 즐겁지만은 않은… 부처님은 정말로 자비롭고스승님은 참말로 자애롭다탄생으로 우리에게 휴일을 주시고석탄일에 스승의 날을 더했으니어찌 미덥지 아니하겠는가 쉬는 날에 더해서 간절히 바라는 마음진심으로 공경심이 깊어지기를.(240515)">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사람이 그리워질 때 사람이 그리워질 때 / 청송 권규학  마음의 꼬리에 슬픔이 걸리면가끔씩사람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전화도, 문자메시지도찾아오는 이 하나 없는 날임의 목소리인 양임의 발자국인 양창밖, 꽃잎 지는 소리 천둥을 치는… 행여 누가 찾아올까흐린 시선은 사립문에 머물고길고양이의 작은 기척에도무심히 스치는 바람 한 점에도배롱나무의 간지럼으로 온몸이 떨립니다 춘계지절(春季之節)의 끝자락입하(立夏) 지나고 여름 초입사람이 유독 그리워지는 오늘입니다.(240514)  Lonely Lady - Edgar Tuniyants">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새벽 새벽 / 청송 권규학  밤새 두 눈 치켜뜨고밤을 밝힌저기 저 외로운 가로등 수은등 불빛 아래은빛 안개가 깔릴 때쯤어둠을 밟고 오는 누군가지친 어깨를 떨어뜨린 채쏟아지는 여명을 내려다본다 는개비*인가안개비*인가먼지잼*인가가루비*인가백설기로 흩날리는 포말들 사이먼 빛으로 쏟아내는 여린 광선들 그래, 이제야 아침이다새벽은새벽의 끝을 밟고서야기어코 참았던 호흡을 뱉어내는.(240512) * 는개비 : 안개보다는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비. 일명 '연우'라고도 함.* 안개비 : 빗줄기가 너무 가늘어 안개처럼 부옇게 보이는 비* 먼지잼 : 먼지나 잠재울 정도로 아주 조금 내리는 비* 가루비 : 가루처럼 포슬포슬 내리는 비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인생, 너에게 묻노니 인생, 너에게 묻노니 / 청송 권규학  만남 후에 오는 게이별이라면이별 후에 오는 건또 다른 만남이다 같은 이별 다른 만남이든다른 이별 같은 만남이든인생사, 회자정리 거자필반*어차피 만남과 이별의 반복이라는 옷깃을 스쳐도 인연이라지만우연과 필연의 만남 속에서때론 울고 때론 웃으며아등바등 일희일비(一喜一悲)지지고 볶으며 사는 것이 인생이다 시작은 끝을 향해 가고끝은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만남과 이별의 반복된 과정세상에 영원한 게 어디 있을까 인연(因緣)이란 건 뭘까인생…, 너에게 묻노니그저 오늘의 삶에 충실하며'잘 살았노라' 자족(自足)하면 그뿐.(240511) *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되고, 헤어진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된다'는 뜻  ">HTML 삽입미리보기할.. 더보기
그래, 오월이다 그래, 오월이다 / 청송 권규학  청자빛 도화지에하얀 구름 한 점티 없이 맑은 하늘 산과 들에 신록이 짙어지고내(川)와 강(江)에촐랑촐랑, 물소리 청아하다 그래, 오월이다연분홍 꽃대궐을 머금고잎새들의 푸름을 가득 품은 계절 봄과 여름 사이푸름을 한 가슴 안아너와 나, 우리가 자라는 달 어린이도 청년도 중년도모두 함께 하나가 되는오월…, 우리들의 세상이다.(240510)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봄과 여름 사이-비와 당신- 봄과 여름 사이-비와 당신- / 청송 권규학  봄과 여름 사이, 비가 내립니다봄비라고 할까여름비라 할까입하(立夏)를 밟고 뿌리는 비빗줄기도 빗방울도 아닌그저 안개비나 가루비 정도입니다 아니, 그건 시작이었나 봅니다조금씩 부피를 키워가는 비먼지잼에서 는개비로이슬비에서 가랑비로모다깃비로 몸집을 키워어린이날 연휴 내내 쏟아집니다 살랑살랑 뿌리는 비의 모습은행복에 겨운 임의 몸짓이지만토독토독 토닥이는 빗소리는사랑스러운 임의 음성입니다 봄과 여름 사이정겹게 내리는 저기 저 비처럼살랑살랑 토독토독그대, 사뿐사뿐 내게 오소서.(240509)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친구의 부고(訃告)를 접하고 친구의 부고(訃告)를 접하고 / 청송 권규학  시시 때때, 청첩과 부고(訃告)가 번갈아 옵니다아무개 자녀의 혼사(婚事)가, 아무개 부모의 타계(他界) 소식이.아, 그럴 나이이지. 부모들은 떠나고 자식들은 짝을 찾고…,인생이란 게 그렇게 익어가는가 봅니다 언제부턴가 자녀들의 혼사 청첩이 뜸해지더니가끔, 조금씩 자주…, 부고(訃告)의 횟수가 잦아집니다아무개 부모님의 부고(訃告)가 아닙니다아무개 본인상(本人喪)…, 할 말을 잊게 하는 소식입니다열손가락을 접었다 폈다. 벌써 수십 명이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한때 친구로 만나 우정을 나눈 사람들…, 먼저 가면 형님이 되고 나중에 가면 동생이 되는 관계가 되었습니다.오는 걸 막을 수도, 가는 걸 잡을 수도 없는…, 이 나이라는 놈, 세월이란 놈,어쩔 수 없이 인정할.. 더보기
민심(民心)은 천심(天心) 민심(民心)은 천심(天心) / 청송 권규학  유난히 잦은 올해의 봄비흐드러진 봄꽃조차예년만큼 풍성하지 못했다 필 듯 말 듯계절의 변화에 장단만 맞췄을 뿐봄비와 찬 기온에 허물어져 내렸다 봄비는 순리(順理)이자백성의 마음(民心)이요하늘의 마음(天心)이다 날씨에 좌우되는 풀꽃처럼민심에 휩쓸리는 여론처럼승패와 상관없이 봄비에 젖을 일이다 오늘도 봄비가 내린다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듯이민심(民心)은 곧 천심(天心)이라는.(240507)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이팝꽃 피는 계절에 이팝꽃 피는 계절에 / 청송 권규학  대동지*와 용전지* 입구낙대폭포* 가는 길섶폭죽이 터지듯개울가 하늘 가득이팝꽃이 팝콘을 튀긴다 내 어릴 적기아(飢餓)에서 자유롭지 못한 시절하얀 이팝꽃 바라보고물 한 모금 마시며 허기를 달랬던그 아름답지 못한 기억을 떠올린다 내 아버지는 꽃을 따 오셨다이팝꽃 아카시꽃 하얀 꽃잎어머니는 물 한 바가지 내미셨다꽃잎을 씹으며 목이 매이지 않도록그저 물 한 바가지에 사랑을 담았다 이팝꽃 피는 계절이 오면그때 그 시절의 기억에 몽매한* 마음쌀이 남아 처리 곤란인 요즘쌀밥 한 톨 구경할 수 없었던 날그 옛 기억에 마음만 서글픈.(240507) * 대동지 : 청도군 화양읍 범곡리 소재의 약 6~7천평 규모의 소류지로 초록색(옥색) 빛깔을 띠는 저수지* 용전지 : 청도군 화양읍 범.. 더보기
사랑의 이정표(里程標) 사랑의 이정표(里程標) / 청송 권규학  영원히 함께하고자 서로 만나서영원토록 사랑할 것처럼 걸었다 내가 생각하는 것네가 생각하는 것 우린 서로 사랑했지만서로의 색깔이 달랐다 이정표 없는 사랑의 색깔더는 함께 할 수 없는 슬픈.(240506)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청도오일장 청도오일장 / 청송 권규학  청도군 청도읍 고수리 778번지매월 4일이면 어김없이5일마다 난전(亂廛)*이 열리는 곳 새벽부터 북적이는 재래시장 풍경손수레 전동차 오토바이가 몰려들고시장 안과 도로변 사각 빗금선 위산서(山西)ㆍ산동(山東)*의 채소와 산나물강과 바다의 온갖 해산물이 차려진다 촌부(村夫/婦)의 손과 손을 통해산과 들의 봄풀들이밥상 위에 나물반찬으로 엎드리고강과 바다의 물고기가저마다의 모습으로 비늘을 터는… 촌부(村夫/婦)들의 삶과 인생투박한 시골인심이 꽃으로 핀청도고을의 봄이 불티나게 팔리는.(240504) * 난전(亂廛) : 허가 없이 길에 함부로 벌여 놓은 가게* 산서(山西)ㆍ산동(山東)- 산서(山西) : 산보다 들판이 많은 청도읍, 화양읍, 풍각면, 이서면, 각남면, 각북면 일대- 산동(.. 더보기
인연(因緣)의 고리 인연(因緣)의 고리 / 청송 권규학  '사귐'이란 게'지금부터 만나자'라는합의로 이뤄지는 게 아니듯이'헤어짐'이란 것도'이제부터 이별이야'라는서로의 합의로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게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우연에서 필연으로 이어지는 게 만남이듯이별 역시 우연에서 운명으로 이어지는 것꼭 큰 다툼일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만남과 이별이라는 게사소한 오해와 갈등으로 비롯되기에… 뭘까요, 우리의 만남과 이별은합의에 의한 만남과 이별도우연에 의한 만남과 이별도따지고 보면참으로 평이한 인연의 고리일 뿐 우연과 필연에 의한 인연일지라도행여 운명으로 묶지는 마세요만남과 이별의 질긴 고리이미 벗어난 지 오래이니까.(240503)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헐타 헐타 / 청송 권규학 물가(物價) 고공행진의 시대재래시장이든대형마트이든지갑열기가 무서워지는… 만원으로 해결할 게 별로 없다천 원짜리보다도 낮아진 가치만원 권 한 장으로점심 한 끼 때우기도 쉽지 않은… 내 어릴 적시골장터의 장사꾼을 떠올린다나물 한 무더기에 오~~ 백 원헐타 헐타 엄청 헐~타아… 호객행위조차 기술이다얼핏 들으면오백 원이 아닌 백 원으로 들린다오랫동안 갈고닦은 상술이려니… 몰려든 장꾼들 이구동성하는 말헐타 헐타 엄청 헐~타아월급 빼고 모든 게 오르는 시대헐타*…, 그 외침이 듣고 싶은.(240502) * 헐타 : '헐하다', '싸다'는 의미의 경상도 방언- 값이 싸다. 일 따위가 힘이 들지 아니하고 수월하다. 대수롭지 아니하거나 만만하다. -  Lonely Lady - Edgar Tuniya..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