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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티끌과 들보 티끌과 들보 / 청송 권규학  쿵작쿵작 쿵자자작작노래에 박자가 있듯이세상을 다스림에도 박자가 있습니다 통치(統治)란 게 뭐 별 것이던가요군명후현신직(君明后賢臣直)*그저 세 박자만 잘 맞추면 그뿐… 당리당략 내로남불에 빠진 이들이여!상대의 눈에 든 티끌을 탓하기에 앞서제 눈의 들보*를 먼저 보소서.(240625) * 군명후현신직(君明后賢臣直)'명석한 군주, 어진 황후, 바른 신하'를 뜻하는 것으로 '성군에게 필요한 세 가지 조건'을 의미 * 들보칸과 칸 사이의 두 기둥을 건너질러 도리와는 ‘ㄴ’ 자 모양, 마룻대와는 ‘十’ 자 모양을 이루는 나무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적(敵)과 친구(親舊) 적(敵)과 친구(親舊) / 청송 권규학  너는 적(敵)이었다, 어제까지는오늘, 옆자리에 앉은 너를 보았다내일은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되고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되는피아(彼我) 구별이 불명확한 세상누가 적(敵)이고 또 친구(親舊)일까 제 편에 유리하면 호감을 보이고불리하면 무조건 적대시하는아전인수(我田引水) 내로남불의 현실 친구란 이름은 죽지 않았다적인지 친구인지 분명치 않을 뿐진실로 고난과 불행이 찾아올 때그때서야 비로소 친구를 알 수 있다는.(240624)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남자의 인생 남자의 인생 / 청송 권규학  두 주먹 꼭 쥔 채 세상에 와서한 발 두 발 걸어온 여행길지천명(知天命) 이순(耳順) 지나고희(古稀)가 가까워졌습니다 아무리 잡으려고 애를 써도매몰차게 등을 떠미는 세월내 생애(生涯) 청춘은 갔습니다사랑도 저만치 멀어졌습니다 사랑은 행여 가슴을 열지라도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인생길어느 순간, 남자란 이름을 버렸습니다그날 이후, 비 내리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내 눈에만 내리는 비 비 비속울음으로 떨어지는 빗물눈물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남자의 마지막 진실이기에….(240623)  임영웅 - 남자의 인생">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시소 인생 시소 인생 / 청송 권규학  세상살이가 시소를 탑니다한쪽이 올라가면다른 한쪽이 내려오는빛과 어둠의 양면성을 품었습니다 내가 높이 올라가면다른 누군가는 바닥을 기어야 하는오르락내리락하는 시소 같은 세상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순리일까요 누군가는 밤을 이용해 활로를 찾고누군가는 어둠을 핑계로 죄를 짓는당신과 내가 앉은 삶의 시소에서법을 방패로 파렴치가 판을 칩니다 남과의 비교는 불행의 시작이라지만서로를 저울질하며 수평을 맞추려는눈가리고 아웅하는 눈꼴시린 행동들그 순간…, 행복은 저만치 멀어집니다 약육강식(弱肉强食) 강자 존(强者 存)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참으로 요지경 같은 세상살이시소의 저울질과 다름없다는.(240619)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자화상(自畵像)-독야청청(獨也靑靑) 늘푸른 소나무- 자화상(自畵像)-독야청청(獨也靑靑) 늘푸른 소나무- / 청송 권규학  온산 들녘이 푸르른 계절사람도 동물도 풍요로운 삶행복입니다, 더불어 사는 삶은… 청초(靑草) 우거진 숲 속붉게 말라가는 소나무 한그루재선충*에 함몰당한 애처로운 모습굳이 재선충 때문만은 아닌 듯합니다천년만년 독야청청(獨也靑靑)은 아닐지라도왠지 모를 자화상(自畵像)인 양 다가서는… 살아가는 게 녹록지가 않은 현실앞도 뒤도 옆도 깎아지른 절벽한 발 재겨 내딛을 공간도 없는 곳세상이 나무를 버린 건지나무가 세상을 버린 건지맥없이 말라가는 모습이 서글픕니다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되었다가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하리라'사육신 성삼문*의 절개가 생각납니다 살아가고자…, 살아야 하기에혼신의 힘으로 부름켜*를 뚫으려는가없는 그 노력이 안타까운.. 더보기
소나기가 내렸다 소나기가 내렸다 / 청송 권규학  산과 들이 온통 더위를 먹었다전원(田園)의 사립문 밖기세등등 붉은 입술의 접시꽃도온몸에 꽂히는 태양열에 풀이 죽었다 햇볕과 물을 버무려 양분을 만들 시간성급한 무더위에 놀랐는지흐물흐물, 잎도 가지도오뉴월 엿가락처럼 허물어지는… 유월, 한 해의 허리가 접힌 달후드득 쏟아져 내린 소나기에쭈뼛쭈뼛 고갤 쳐든 초목(草木)들태양의 성깔에 금세 고갤 떨구고 마는… 아침나절, 낭랑히 울던 뻐꾸기도폭염에 놀라 숲 속으로 숨어들고창틀 액자에 담긴 비 그친 풍경동그마니*…, 한 컷 추억을 부르는.(240617) * 동그마니 : 사람이나 사물이 외따로 오뚝하게 있는 모양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소풍 같은 인생 소풍 같은 인생 / 청송 권규학 가끔은 밑도 끝도 없는 허황된 생각에 빠져들고,현실 속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공상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고 미래와 우주 속을 떠도는 꿈,만화 속, 소설 속, 공상과학영화 속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곳,그런 미지의 세계를 떠돌다가 몽롱한 상태로 현실에 눈을 뜨는….그런 나를 보고 누군가는 '미친놈(?)'이라고 한다다른 누군가는 '정신 빠진 놈'이라고, '생각 없는 놈'이라고도무지 '이해하지 못할 놈'이라고 회초리 없는 회초리로 뭇매를 친다 지구가 몸살을 앓고 세상살이가 고통받는 요즘엔 덩달아 마음앓이도 심해진다.인생 모두를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세상 꼬락서니를 어느 정도는 섭렵(?)할 나이…,고희(古稀)를 코앞에 둔…, 이 나이에 이 무슨 돼먹.. 더보기
그대가 생각나는 진짜 이유는 그대가 생각나는 진짜 이유는 / 청송 권규학  오래 묵힌 때를 벗기려고목욕탕엘 갑니다샤워를 하고 온탕에 몸을 담글 제벌거숭이 사람들이 몸을 비벼댑니다 불린 때를 씻으려 하나등줄기에 손이 가질 않습니다문득 생각나는 한 사람속 썩이던 아들 녀석이 떠오릅니다 인생을 잘 못 산 반증일까요수없이 많은 사람 속에서도등 밀어줄 사람 하나 없다는 것생각하면 할수록 갑갑해집니다 돌아오는 길에 효자손 하나 샀습니다등이 가려울 땐 안성맞춤이지요등이 가려울 때마다 생각나는 한 사람미워도 그리운 당신입니다 창밖엔 비가 내리고바람이 세차게 몰아칩니다문득 누군가 몹시도 그립습니다뭘까요, 그대가 생각나는 진짜 이유는.(240614)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갈등(葛藤)9 갈등(葛藤)9 / 청송 권규학  왼쪽으로 감아 올라가는 칡(葛)과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는 등(藤)상대적인 두 나무의 특성풀기 어려운 복잡한 상태를 말함이다 오른쪽으로 오를 수 없는 칡(葛)처럼왼쪽으로 오를 수 없는 등(藤)처럼인생사…, 모든 게 자기중심적인 삶어쩌면, 운명이요 숙명이라 할… 땅이 넓고 자원이 풍부할 땐서로 간의 관계가 너그럽지만삶이 복잡해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조직도 개인도 다르지 않다는… 사람아 사람아마음과 마음 사이 못난 자존심 내려놓고말 한마디, 손 한 번 먼저 건네시게나얽히고설킨 모든 게 술술 풀리려니.(240614)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유월, 꽃들의 반항 유월, 꽃들의 반항 / 청송 권규학  유월이다태양은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땅은 가뿐 숨을 몰아쉰다 시작되는 하늘과 땅의 힘겨루기태양은 땅에게 굴복을 요구하고땅은 이에 질세라참고 또 견뎌내며 반전을 노린다 장미꽃, 검붉은 꽃술로 반항하고접시꽃, 새빨간 꽃잎으로 항거하고낮달맞이, 황금색 분홍빛 표정으로결코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저러다가, 저리 안간힘을 쓰다가힘 빠지고 기력이 떨어지면어느 순간 꽃술 꽃잎부터 하나둘흐드러져 땅바닥에 뒹굴고 말… 태양도 땅도 바다도 강도힘으로 밀어붙여 강요할 게 아니다힘보다는 말이 먼저다말로 해서 되지 않을 때그때 가서 힘을 써도 늦지 않을 터 왜 여름을 사는지 물어보라장미에게 접시꽃에게 낮달맞이꽃에게여름 한 철, 어찌 살건지 들어 보라그러고서 힘자랑이라도 하라 무엇이나 불.. 더보기
인연(因緣)의 길(道) 인연(因緣)의 길(道) / 청송 권규학  끊어진 길은 길이 아니다산길에서 오솔길로오솔길에서 신작로로신작로에서 고속도로로길은 길로 이어지는 것 인연(因緣)이란 것도 마찬가지단절된 인연(因緣)은 인연(因緣)이 아니다어제 만났던 우연이오늘내일의 인연(因緣)으로 이어질 때비로소 필연(必緣)이라 할 수 있는 것 아무리 넓고 큰길이라도왕래가 없고 발길이 뜸해지면길(道)의 기능을 상실하듯이아무리 돈독한 인연(因緣)일지라도서로 간 소통이 끊어지면이미 남남으로 돌아서는 것 길(道)이 험해지면 새 단장을 하듯이인연(因緣)에 금이가고 구멍이 생기면서둘러 뚫린 구멍을 메워야 할 일이어져야 비로소 길(道)이 듯이면면히 흘러야 인연(因緣)이라는.(240610)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유월의 단상(斷想)-전원(田園) 보고서- 유월의 단상(斷想)-전원(田園) 보고서- / 청송 권규학  햇살이 뜨겁다. 뜨겁다 못해 온몸을 따갑게 파고든다.얼굴은 붉게 변하다 못해 새까맣게 그을리고,햇살에 노출된 몸뚱이의 온 곳에 보풀이 일어난다.그러고 보니 어느새 용띠해(甲辰年)의 반이 지난 유월이다.다니던 직장 일도 마무리를 했으니 다시 또 백수(白手) 신세,덕분에 아침나절은 여유롭게 지내지만, 금세 무료해진다.주섬주섬 짐을 챙겨 집을 나선다.갖은 수단(?)을 다 동원하여 장만한 900여 평의 농장,그곳에 갈 때면 뜨거운 태양도 주춤, 순간적이나마 열을 감춘다.전혀 그럴 리가 없겠지만, 이 또한 마음이 짓는 나만의 느낌이리라. 집에서 10여 분쯤…, 촌락을 벗어나 야외로 가는 길은 늘 즐겁다.진한 풀내음에 섞인 시큼한 소똥 거름 냄새마저도 향기.. 더보기
행복으로 가는 길 행복으로 가는 길 / 청송 권규학  어느 것이 옳고 그른 지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무지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사는 것도, 하는 일도, 사랑마저도… 세상은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아니, 마음대로 되는 게 없습니다하고 싶은 것 다하고 살고먹고 싶은 것  모두 먹으며가고 싶은 곳 다 가면 행복할까요 아무리 할 것 다 하며 살아도만족이란 주어지지 않습니다소란과 몽니*가 판을 치는혼탁한 요즘 세상에서도저마다 살맛 나게 살아가는… 그런 겁니다, 세상이란 건그저 주어진 현실에 자족하며과하지 않고 평범하게 사는 것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240608) * 몽니 :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할 때, 권리를 주장하기 위하여 음흉하고 심술궂게 욕심부리는 성질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인간…, 참으로 간사하다 인간…, 참으로 간사하다 / 청송 권규학  남보다 뒤진 듯하면비굴해지고조금이라도 우월한 듯하면거만해지는인간…, 참으로 간사하다 아무리 아름다운 예술품일지라도앞에서 보는 것과뒤에서 보는 것옆에서 보는 게 차이가 있듯이내가 보는 나의 모습과남이 보는 모습은 다른 것 내 살아온 날을 되돌아본다비굴한 삶은 얼마였으며거만한 삶은 또 얼마였을까 아무리 간사한 인간일지라도굳이 비굴해질 필요는 없으며거만해질 이유는 더욱 없을 듯비굴함도, 거만함도 아닌그저 당당한 모습으로 살면 그뿐.(240607)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한 번뿐인 인생 한 번뿐인 인생 / 청송 권규학  역사를 주름잡은 영웅호걸(英雄豪傑)들누구도 운명을 거역하지 못했다천하를 호령했던 진시황(秦始皇)*도지천명(知天命)*을 채 넘기지 못한… 타인의 사주로 죽임을 당한 사람자신의 운명대로 살다 간 사람들막강한 부와 권력, 명예를 얻은 사람가진 것 하나 없는 필부(匹夫/婦)*도한 번 왔다 한 번 가는 인생인 걸굳이 아등바등할 필요가 있을까 그저 주어진 몫으로 살아갈 일이다막으려고도, 잡으려고도 하지 말고살아 있는 동안 능력껏 즐기며그저 좋은 생각만 하며 살 일이다 걸을 수 있을 때 좋은 곳 다니고주머니가 두둑할 때 맛있는 것 먹고좋은 사람 만나 달콤한 사랑 나누며하하 호호 웃으며 살아가세나인생…, 어차피 한 번인 것을.(240606) * 진시황(秦始皇) : 기원전 221년, 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