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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인생, 너에게 묻노니 인생, 너에게 묻노니 / 청송 권규학  만남 후에 오는 게이별이라면이별 후에 오는 건또 다른 만남이다 같은 이별 다른 만남이든다른 이별 같은 만남이든인생사, 회자정리 거자필반*어차피 만남과 이별의 반복이라는 옷깃을 스쳐도 인연이라지만우연과 필연의 만남 속에서때론 울고 때론 웃으며아등바등 일희일비(一喜一悲)지지고 볶으며 사는 것이 인생이다 시작은 끝을 향해 가고끝은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만남과 이별의 반복된 과정세상에 영원한 게 어디 있을까 인연(因緣)이란 건 뭘까인생…, 너에게 묻노니그저 오늘의 삶에 충실하며'잘 살았노라' 자족(自足)하면 그뿐.(240511) *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되고, 헤어진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된다'는 뜻  ">HTML 삽입미리보기할.. 더보기
그래, 오월이다 그래, 오월이다 / 청송 권규학  청자빛 도화지에하얀 구름 한 점티 없이 맑은 하늘 산과 들에 신록이 짙어지고내(川)와 강(江)에촐랑촐랑, 물소리 청아하다 그래, 오월이다연분홍 꽃대궐을 머금고잎새들의 푸름을 가득 품은 계절 봄과 여름 사이푸름을 한 가슴 안아너와 나, 우리가 자라는 달 어린이도 청년도 중년도모두 함께 하나가 되는오월…, 우리들의 세상이다.(240510)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봄과 여름 사이-비와 당신- 봄과 여름 사이-비와 당신- / 청송 권규학  봄과 여름 사이, 비가 내립니다봄비라고 할까여름비라 할까입하(立夏)를 밟고 뿌리는 비빗줄기도 빗방울도 아닌그저 안개비나 가루비 정도입니다 아니, 그건 시작이었나 봅니다조금씩 부피를 키워가는 비먼지잼에서 는개비로이슬비에서 가랑비로모다깃비로 몸집을 키워어린이날 연휴 내내 쏟아집니다 살랑살랑 뿌리는 비의 모습은행복에 겨운 임의 몸짓이지만토독토독 토닥이는 빗소리는사랑스러운 임의 음성입니다 봄과 여름 사이정겹게 내리는 저기 저 비처럼살랑살랑 토독토독그대, 사뿐사뿐 내게 오소서.(240509)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친구의 부고(訃告)를 접하고 친구의 부고(訃告)를 접하고 / 청송 권규학  시시 때때, 청첩과 부고(訃告)가 번갈아 옵니다아무개 자녀의 혼사(婚事)가, 아무개 부모의 타계(他界) 소식이.아, 그럴 나이이지. 부모들은 떠나고 자식들은 짝을 찾고…,인생이란 게 그렇게 익어가는가 봅니다 언제부턴가 자녀들의 혼사 청첩이 뜸해지더니가끔, 조금씩 자주…, 부고(訃告)의 횟수가 잦아집니다아무개 부모님의 부고(訃告)가 아닙니다아무개 본인상(本人喪)…, 할 말을 잊게 하는 소식입니다열손가락을 접었다 폈다. 벌써 수십 명이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한때 친구로 만나 우정을 나눈 사람들…, 먼저 가면 형님이 되고 나중에 가면 동생이 되는 관계가 되었습니다.오는 걸 막을 수도, 가는 걸 잡을 수도 없는…, 이 나이라는 놈, 세월이란 놈,어쩔 수 없이 인정할.. 더보기
민심(民心)은 천심(天心) 민심(民心)은 천심(天心) / 청송 권규학  유난히 잦은 올해의 봄비흐드러진 봄꽃조차예년만큼 풍성하지 못했다 필 듯 말 듯계절의 변화에 장단만 맞췄을 뿐봄비와 찬 기온에 허물어져 내렸다 봄비는 순리(順理)이자백성의 마음(民心)이요하늘의 마음(天心)이다 날씨에 좌우되는 풀꽃처럼민심에 휩쓸리는 여론처럼승패와 상관없이 봄비에 젖을 일이다 오늘도 봄비가 내린다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듯이민심(民心)은 곧 천심(天心)이라는.(240507)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이팝꽃 피는 계절에 이팝꽃 피는 계절에 / 청송 권규학  대동지*와 용전지* 입구낙대폭포* 가는 길섶폭죽이 터지듯개울가 하늘 가득이팝꽃이 팝콘을 튀긴다 내 어릴 적기아(飢餓)에서 자유롭지 못한 시절하얀 이팝꽃 바라보고물 한 모금 마시며 허기를 달랬던그 아름답지 못한 기억을 떠올린다 내 아버지는 꽃을 따 오셨다이팝꽃 아카시꽃 하얀 꽃잎어머니는 물 한 바가지 내미셨다꽃잎을 씹으며 목이 매이지 않도록그저 물 한 바가지에 사랑을 담았다 이팝꽃 피는 계절이 오면그때 그 시절의 기억에 몽매한* 마음쌀이 남아 처리 곤란인 요즘쌀밥 한 톨 구경할 수 없었던 날그 옛 기억에 마음만 서글픈.(240507) * 대동지 : 청도군 화양읍 범곡리 소재의 약 6~7천평 규모의 소류지로 초록색(옥색) 빛깔을 띠는 저수지* 용전지 : 청도군 화양읍 범.. 더보기
사랑의 이정표(里程標) 사랑의 이정표(里程標) / 청송 권규학  영원히 함께하고자 서로 만나서영원토록 사랑할 것처럼 걸었다 내가 생각하는 것네가 생각하는 것 우린 서로 사랑했지만서로의 색깔이 달랐다 이정표 없는 사랑의 색깔더는 함께 할 수 없는 슬픈.(240506)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청도오일장 청도오일장 / 청송 권규학  청도군 청도읍 고수리 778번지매월 4일이면 어김없이5일마다 난전(亂廛)*이 열리는 곳 새벽부터 북적이는 재래시장 풍경손수레 전동차 오토바이가 몰려들고시장 안과 도로변 사각 빗금선 위산서(山西)ㆍ산동(山東)*의 채소와 산나물강과 바다의 온갖 해산물이 차려진다 촌부(村夫/婦)의 손과 손을 통해산과 들의 봄풀들이밥상 위에 나물반찬으로 엎드리고강과 바다의 물고기가저마다의 모습으로 비늘을 터는… 촌부(村夫/婦)들의 삶과 인생투박한 시골인심이 꽃으로 핀청도고을의 봄이 불티나게 팔리는.(240504) * 난전(亂廛) : 허가 없이 길에 함부로 벌여 놓은 가게* 산서(山西)ㆍ산동(山東)- 산서(山西) : 산보다 들판이 많은 청도읍, 화양읍, 풍각면, 이서면, 각남면, 각북면 일대- 산동(.. 더보기
인연(因緣)의 고리 인연(因緣)의 고리 / 청송 권규학  '사귐'이란 게'지금부터 만나자'라는합의로 이뤄지는 게 아니듯이'헤어짐'이란 것도'이제부터 이별이야'라는서로의 합의로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게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우연에서 필연으로 이어지는 게 만남이듯이별 역시 우연에서 운명으로 이어지는 것꼭 큰 다툼일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만남과 이별이라는 게사소한 오해와 갈등으로 비롯되기에… 뭘까요, 우리의 만남과 이별은합의에 의한 만남과 이별도우연에 의한 만남과 이별도따지고 보면참으로 평이한 인연의 고리일 뿐 우연과 필연에 의한 인연일지라도행여 운명으로 묶지는 마세요만남과 이별의 질긴 고리이미 벗어난 지 오래이니까.(240503)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헐타 헐타 / 청송 권규학 물가(物價) 고공행진의 시대재래시장이든대형마트이든지갑열기가 무서워지는… 만원으로 해결할 게 별로 없다천 원짜리보다도 낮아진 가치만원 권 한 장으로점심 한 끼 때우기도 쉽지 않은… 내 어릴 적시골장터의 장사꾼을 떠올린다나물 한 무더기에 오~~ 백 원헐타 헐타 엄청 헐~타아… 호객행위조차 기술이다얼핏 들으면오백 원이 아닌 백 원으로 들린다오랫동안 갈고닦은 상술이려니… 몰려든 장꾼들 이구동성하는 말헐타 헐타 엄청 헐~타아월급 빼고 모든 게 오르는 시대헐타*…, 그 외침이 듣고 싶은.(240502) * 헐타 : '헐하다', '싸다'는 의미의 경상도 방언- 값이 싸다. 일 따위가 힘이 들지 아니하고 수월하다. 대수롭지 아니하거나 만만하다. -  Lonely Lady - Edgar Tuniya.. 더보기
야근(夜勤) 야근(夜勤) / 청송 권규학  자정(子正) 지나고새벽으로 가는 시간눈꺼플이 천근(千斤)이다무거운 추(錘)를 매달아 놓은 듯힘들다, 눈꺼플을 단속한다는 게 젊을 때도 하지 않던 야근(夜勤)힘들어도고달파도스스로 택한 일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갈 밖에 뭐니 뭐니 해도머니(Money)가 제일이라지만반복되는 야근(夜勤)에견디지 못하고 반항하는 몸뚱이어찌 머니(Money)만을 바랄까 싫증을 느낀 반증일까보무당당 시작했지만오늘일까내일일까업무 종료일이 기다려지는.(240501)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그리움으로 엮은 실타래 그리움으로 엮은 실타래 / 청송 권규학  견우와 직녀로 만나오작교를 건넌 지 수십 년삶이 어찌 기쁘기만 할까길고도 짧고 짧고도 긴희로애락(喜怒哀樂)의 세월이었다 안 보면 보고 싶고보고 나면 헤어지기 싫어지는알콩달콩 좋았던 순간도아등바등 지지고 볶았던 순간도그저 잊히지 않는 추억이 된… 모진 그리움이었다매듭짓지 못한 아쉬운 시간도쉽게 꺼내지 못할 엉킨 사연도그저 인연의 실타래에 묶어그리움의 양념으로 버무렸다 오랜 세월의 굴레에 엉킨 회한(悔恨)굳이 풀려고 하면 못 풀 것도 없으련만삶의 종착역에 이를 즈음잊힌 인연만은 아니길 소망한다누군가는 기억하리란 믿음 하나로.(240501)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오월의 아침 오월의 아침 / 청송 권규학  빗소리에 잠이 깬 새벽살며시 기울인 귓전으로흐르는 계곡물소리가 들린다 아직은 이른 새벽녘남산계곡*에 잔잔히 깔린 안개도졸음을 이겨지 못하고 졸고 있다 쌩쌩 차르르, 여명의 끝을 잡고빗길을 내달리는 차량들의 질주일상이 시작되는 생동의 소리들 하루 남긴 잎새달*의 마지막 날감긴 눈 치켜뜨며 나서는 아침푸른달*, 이제 오월의 시작이다.(240430) * 남산계곡 : '경북 청도군 화양읍 동천리' 소재, 해발 870m의 '남산'에 연결된 골짜기* 잎새달 : 4월의 순우리말* 푸른달 : 5월의 순우리말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오월이 오면 오월이 오면 / 청송 권규학  깡충깡충봄풀이 뛸 듯이 싹트고토독토독꽃들이 해님처럼 벙그는푸른달, 오월이 왔습니다 잎새달*에 연녹색 잎을 키워푸른달*을 준비하려는 몸짓보면 볼수록 미쁜* 모습앙상하던 뜨락의 감나무에쫑알쫑알연둣빛 잎새가 숲을 이뤘습니다 오월이 오면잎과 가지 사이를 비집고왕관 모양 감꽃이 필 테지요누이와 함께 이른 아침감꽃 줍던 기억이 새록합니다 고리고리 실패에 꿰어손에 목에 걸고 뽐내던 기억들오월이면 늘 그립습니다오순도순 알콩달콩누이와의 그 정겹던 시절이.(240428) * 잎새달 : 4월의 순우리말* 푸른달 : 5월의 순우리말* 미쁜 : '믿음성이 있다'는 뜻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나는 농부인가 나는 농부인가 / 청송 권규학  봄, 봄이다추녀 끝에선고양이가 졸고 있고뜨락엔부지런히 봄풀을 심는 햇살지천(至賤)이 풀꽃 천지다 4월이면 어김없이연둣빛 새싹을 내는 들녘봄이 익는 전원(田園) 뜨락뾰족뾰족, 병아리 부리 새싹쌍떡잎 나비 모양의 채소들상추는 벌써 한 뼘의 싹을 키웠다 화단의 흙을 뒤집어 일구고고추랑 오이랑 가지랑 쑥갓이랑갖은 모종을 심어 가꿀 시기재래시장 오일장이 서는 날육묘상에 들러 모종을 사서전원(田園) 곳곳에 골고루 심었다 귀촌(歸村) 일곱 번째 맞는 봄해가 바뀔 때마다 설레는 마음과연 나는 농부(農夫)인가답 없는 질문에 스스로 답하며농부 아닌, 농부의 꿈을 키우며모종을 심고 씨앗을 뿌리는.(240428) ">HTML 삽입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