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으로 엮은 실타래 / 청송 권규학
견우와 직녀로 만나
오작교를 건넌 지 수십 년
삶이 어찌 기쁘기만 할까
길고도 짧고 짧고도 긴
희로애락(喜怒哀樂)의 세월이었다
안 보면 보고 싶고
보고 나면 헤어지기 싫어지는
알콩달콩 좋았던 순간도
아등바등 지지고 볶았던 순간도
그저 잊히지 않는 추억이 된…
모진 그리움이었다
매듭짓지 못한 아쉬운 시간도
쉽게 꺼내지 못할 엉킨 사연도
그저 인연의 실타래에 묶어
그리움의 양념으로 버무렸다
오랜 세월의 굴레에 엉킨 회한(悔恨)
굳이 풀려고 하면 못 풀 것도 없으련만
삶의 종착역에 이를 즈음
잊힌 인연만은 아니길 소망한다
누군가는 기억하리란 믿음 하나로.(2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