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작시·자작글

오월이 오면

 

 

오월이 오면 / 청송 권규학

 

 

깡충깡충

봄풀이 뛸 듯이 싹트고

토독토독

꽃들이 해님처럼 벙그는

푸른달, 오월이 왔습니다

 

잎새달*에 연녹색 잎을 키워

푸른달*을 준비하려는 몸짓

보면 볼수록 미쁜* 모습

앙상하던 뜨락의 감나무에

쫑알쫑알

연둣빛 잎새가 숲을 이뤘습니다

 

오월이 오면

잎과 가지 사이를 비집고

왕관 모양 감꽃이 필 테지요

누이와 함께 이른 아침

감꽃 줍던 기억이 새록합니다

 

고리고리 실패에 꿰어

손에 목에 걸고 뽐내던 기억들

오월이면 늘 그립습니다

오순도순 알콩달콩

누이와의 그 정겹던 시절이.(240428)

 

* 잎새달 : 4월의 순우리말

* 푸른달 : 5월의 순우리말

* 미쁜 : '믿음성이 있다'는 뜻

 

 

'자작시·자작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움으로 엮은 실타래  (0) 2024.05.01
오월의 아침  (0) 2024.04.30
나는 농부인가  (0) 2024.04.28
생각 차이  (0) 2024.04.27
갱년기  (0) 2024.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