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 오면 / 청송 권규학
깡충깡충
봄풀이 뛸 듯이 싹트고
토독토독
꽃들이 해님처럼 벙그는
푸른달, 오월이 왔습니다
잎새달*에 연녹색 잎을 키워
푸른달*을 준비하려는 몸짓
보면 볼수록 미쁜* 모습
앙상하던 뜨락의 감나무에
쫑알쫑알
연둣빛 잎새가 숲을 이뤘습니다
오월이 오면
잎과 가지 사이를 비집고
왕관 모양 감꽃이 필 테지요
누이와 함께 이른 아침
감꽃 줍던 기억이 새록합니다
고리고리 실패에 꿰어
손에 목에 걸고 뽐내던 기억들
오월이면 늘 그립습니다
오순도순 알콩달콩
누이와의 그 정겹던 시절이.(240428)
* 잎새달 : 4월의 순우리말
* 푸른달 : 5월의 순우리말
* 미쁜 : '믿음성이 있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