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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자화상(自畵像)-독야청청(獨也靑靑) 늘푸른 소나무-

 

 

자화상(自畵像)-독야청청(獨也靑靑) 늘푸른 소나무- / 청송 권규학

 

 

온산 들녘이 푸르른 계절

사람도 동물도 풍요로운 삶

행복입니다, 더불어 사는 삶은

 

청초(靑草) 우거진 숲 속

붉게 말라가는 소나무 한그루

재선충*에 함몰당한 애처로운 모습

굳이 재선충 때문만은 아닌 듯합니다

천년만년 독야청청(獨也靑靑)은 아닐지라도

왠지 모를 자화상(自畵像)인 양 다가서는

 

살아가는 게 녹록지가 않은 현실

앞도 뒤도 옆도 깎아지른 절벽

한 발 재겨 내딛을 공간도 없는 곳

세상이 나무를 버린 건지

나무가 세상을 버린 건지

맥없이 말라가는 모습이 서글픕니다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하리라'

사육신 성삼문*의 절개가 생각납니다

 

살아가고자, 살아야 하기에

혼신의 힘으로 부름켜*를 뚫으려는

가없는 그 노력이 안타까운.(240618)

 

* 재선충 : 소나무의 수분과 양분의 이동통로를 막아 고사시키는 1mm 내외의 실 같은 선충

* 봉래산 : 여름에 불리는 금강산의 다른 이름

 봄에는 금강산(金剛山), 여름에는 봉래산(蓬萊山), 가을에는 풍악산(楓嶽山), 겨울에는 개골산(皆骨山),

눈이 내렸을 땐 설봉산(雪峰山), 묏부리가 서릿발 같다고 상악산(霜嶽山), 신선이 산다고 하여 선산(仙山) 

* 사육신 성삼문 : 조선 전기 세종 - 세조 치하의 문신으로 세조 원년에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가 실패하여 처형됨

이 몸이 죽어 가서 무엇이 될꼬 하니/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하리라

* 부름켜 식물의 줄기나 뿌리의 물관부와 체관부 사이에 있는 분열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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