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살 / 청송 권규학
끙 끙, 에구에구
힘들지 않고 거뜬하던 일들이
하나둘씩 허물어져 내립니다
나이 들었음일까
이미 늙었음일까
말끝마저도 조금씩 녹슬어 가는…
내 아부지 일하실 때
아야야 아야야야
내 어무이 청소할 때
에고고 에고에고
칠 남매 키우시랴 쏟아부은 기운
약한 몸에 힘 빠지는 쭉정이 소리
부모님 앓는 소리 닮아가는 나
한 팔로 방바닥을 짚고
다른 팔로는 벽을 잡고
엄살 아닌, 엄살을 짚고 일어설 때
에효 어깨 에고 허리
에구에구 에구구구-
버릇처럼 튀어나오는 몹쓸 말버릇
알 듯 모를 듯 스쳐가는 빈 소리
마음에도 없이 불거지는 쉰 소리
기척마다 튀어나오는 앓는 소리지만
해가 바뀌어도 안부조차 없는 자식
그보다는 더 친근한 위로임에야.(24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