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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아름다운 것은 진정 아름다운 것은 / 청송 권규학 세상엔 아름다운 게 많다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건 뭘까 울긋불긋 꽃일까 아롱다롱 색일까 알록달록 옷일까 그 모든 걸 한데 아울러 수수하게 영글어 가는 것 내 삶을 아름답게 만들고 너의 삶도 아름답게 만드는 것 그것만큼 아름다운 게 어디 있으리.(240330)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24. 봄비에 무지개꽃 피다 '24. 봄비에 무지개꽃 피다 / 청송 권규학 '24년의 봄…, 유난히 잦은 비 추적이는 빗줄기 사이 빨주노초파남보 때 아닌 무지개꽃이 피었습니다 다시 시작이던가요 총선 승리를 향한 발걸음 봄비가 어찌 막을 수 있을까요 무지갯빛 분주한 움직임을… 제발이지 그랬으면 합니다 빗속에서도 그리 바삐 뛰었듯이 비를 맞으면서도 저리 허리를 굽혔듯이 알아주세요, 국민이 진정한 주인임을… 자신의 얼굴을 잃은 인면수심의 존재들 인간인지 동료인지 분간되지 않은 행동들 인간의 본능을 잃은 동물이기보다는 동물의 본능을 잃은 인간이 더 낫습니다 겉과 속이 같은 존재 처음과 끝이 다르지 않은 사람 겉모습은 비록 동물일지라도 그 속은 제대로 된 인간이기를.(240329)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뭘까 뭘까 / 청송 권규학 첫 만남엔 무작정 좋다 보면 좋고 안 보면 보고 싶고 헤어지기 싫어지는… 봐도 그만 못 봐도 그만이지만 미운 정 고운 정으로 평생을 해로(偕老)하는 것 부부(夫婦)…, 그저 그런 밋밋한 느낌만… 세월이 지나도 늘 보고 싶다지만 순간적인 감정에 치우쳐 공든 탑도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연인(戀人)…,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한… 둘 다 사랑으로 이뤄진 관계지만 너 중심인지 나 중심인지 같은 듯 다른 사이 뭘까, 사랑이란 게 찾는 것이 아닌 자신을 발견하는 것 뭔지 모를 알쏭달쏭 야릇한.(240327)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봄, 너 어디니? 봄, 너 어디니? / 청송 권규학 강풍 불고 미세먼지 날리고 산과 들에 파릇파릇 봄풀들 서슬 퍼런 꽃샘바람에 화들짝 오던 봄, 발걸음을 돌린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다시 겨울로 돌아섬일까 산도 들도 강도 아직은 오지 말라고 손사래를 친다 묵정밭의 달래랑 냉이랑 밭둑머리의 머위싹이랑 찔레넝쿨 사이 쑥까지 피었는데… 며칠째 내리는 봄비 이 비 그치면 봄일까 요즘 세상처럼 혼탁하면 어쩌나 봄인 듯 봄 아닌 봄, 너 어디니?(240326)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글쎄, 그게 문제라네 글쎄, 그게 문제라네 / 청송 권규학 MZ*…, 젊은 친구여! 사막에 내던져도 살아 돌아 올 그대는 참으로 영리한 사람일세 소신 있고 똑똑하고 똑소리 나는 세대 거기에 한 가지가 더 있다네 글쎄, 그게 더 문제라네 한 가지가 더 있다는 것 차라리 세 가지뿐이었다면 더 좋았을.(240325) * MZ : 밀레니엄 세대와 Z세대를 합친 말 - 밀레니엄 세대 : 1980∼1994년 출생자 - Z세대 : 1995∼2005년 출생자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물처럼 바람처럼 물처럼 바람처럼 / 청송 권규학 싹을 내어 잎을 틔우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것 땅에 뿌리를 박고 물과 공기와 햇볕을 통해 살아갈 양분을 공급받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반복되는 사계절에 적응하는 삶 뭘까, 희로애락(喜怒哀樂)의 변화는 있을까 그런대로 그렇고 그런 삶을 사는 식물의 삶이다, 움직이지 못하는 천형을 받은… 생로병사(生老病死) 희로애락(喜怒哀樂) 시시 때때 같은 듯 다르게 계절의 변화에 반응하며 사는 삶 나도 너도 우리로 사는 그러면서도 만족을 모르는 존재 늘 불평과 불만 속에 바쁘게 사는 인간의 삶이다, 먹이사슬의 최강자로 군림하는… 무엇을 얻으려고 아등바등하는가 무슨 영광을 이루려고 지지고 볶는가 백 년도 채 못 살 인생이련만 천 년을 살 것처럼 허우적 대는 꼴이라니 인생사 공수래공수거(.. 더보기
어떤 선물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여의도 갯벌게 여의도 갯벌게 / 청송 권규학 발은 앞으로 걷는데 몸은 자꾸 옆으로 간다 행여, 마음까지 따라가지 않을까 노심초사, 걱정으로 하루를 사는… 여의도 가까운 곳, 한강 주변에 어디에서 몰려들었는지 갯벌게 무리가 가득하다 어디서 왔는지 뭘 하다 왔는지 집단이주용 아파트라도 지어야 하나 바다 냄새 까마득한 곳 어느 세월에 파도가 밀려들까 갈매기 한 마리라도 날아올까 오랜 기다림에 지쳐 차곡차곡 쌓아둔 그리움마저 짠 소금 푹푹 넣어 젓갈을 담근다 혹독한 인생 팍팍한 세상살이 여의도 하늘에 태양이 뜰 때까지 옆으로 옆으로 걸으며 쉬지 않고 수다를 떠는.(240321)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어떤 깨달음-각성(覺醒)- 어떤 깨달음-각성(覺醒)- / 청송 권규학 피곤한 일이다, 이 세상을 산다는 건 고통스러운 일이다, 인생살이란 것이 힘든 일이다, 인연(因緣)을 맺는다는 건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 좋아해서, 사랑해서 만났다가도 어느 순간 미움과 증오로 돌아서고 다시 또 회천(回川)하기도 하는 참으로 보잘것없는 감정의 이입이다 사람과 사람의 인연이란 건… 그저 혼자서 살아갈 일이다 거추장스러운 가식의 옷을 벗고 홀로서기로 세상을 마감할 일이다 어쩌면 외롭게 보일지라도 어쩌면 서글픈 삶일지라도 지지고 볶으며 아등바등하기보다는 나으리 서로의 가슴에 상처를 주는 그런 것보다는… 끊어내지 못한 얽히고설킨 인연의 고리 홀가분히 털고 발가벗은 몸으로 나설 일이다 처음 올 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았듯이 떠날 때도.. 더보기
여로(旅路) 여로(旅路) / 청송 권규학 앞만 보고 꾸준히 걸었다 자갈밭도 가시밭 길도 발이 푹푹 빠지는 흙탕길도 크고 작은 도랑을 지나고 넓은 강을 건너기도 했다 먼 길 돌고 돌아 나와 뒤를 돌아보니 까마득한 길 발길을 돌려 가고자 하나 돌아갈 곳 없는 망망대해(茫茫大海) 앞으로 가도 뒤로는 갈 수 없는 길이었다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았다 나를 위해 너를 위해 모두를 위해 나름 전력을 다했다 부질없는 짓이었다 무엇을 바라고 한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맨 땅에 헤딩하려는 건 더욱 아니었다 얻은 건 무엇이며 잃은 건 또 무엇일까 한 갑자를 건너뛰어 고희가 코앞 인생의 자메뷔(jamais vu)*가 장막을 치는.(240319) * 자메뷔(jamais vu) : ‘실제로 잘 알고 있으면서도 처음 경험하는 듯이 느끼는 .. 더보기
춘분(春分) 춘분(春分) / 청송 권규학 입춘 우수 경칩 지나고 보니 코앞이 춘분(春分)* 이로세 일 년 열두 달 사시사철 세월은 흐르고 절기는 닥치나니 오는 세월 막지도 못하고 가는 세월 잡지도 못할 거면서 만물의 영장이라고 괜히 우쭐대며 뽐내지 마시게나 일월서의 세불아연(日月逝矣 歲不我延)* 오호노의 시수지건(嗚呼老矣 是誰之愆)* 자, 이제 춘분(春分)이라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시기 오늘이 생의 마지막이라 여기며 상춘지절(賞春之節)을 느꺼이* 즐기세나.(240318) * 춘분(春分) : 경칩(驚蟄)과 청명(淸明) 사이. 이십사절기의 하나. * '주문공권학문(朱文公勸學文)'에서 인용 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물위금일불학이유래일) -오늘 배우지 않고서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말고-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 물위금년불학이유.. 더보기
홍도골(紅桃谷)의 봄 홍도골(紅桃谷)의 봄 / 청송 권규학 자욱한 안개가 걷힌 햇살 따사로운 아침 어제와는 달리 한결 상큼한… 남산*이 불리어 창밖에 내닫고 청도천으로 쏠리는 바람 훈풍(薰風)이라 한결 포근한… 남산계곡의 찰랑이는 물소리 홍도골(紅桃谷)*의 정분난 꽃소식 도화춘풍(桃花春風)이 귀를 간질이는… 청도천엔 봄풀 파릇파릇 반짝반짝 눈을 부라리는 윤슬 토평 들판*은 막무가내 조용한… 씨앗을 넣는 촌부(村夫) 성근 주름살에 희망이 뜨고 새들도 덩달아 신이 나 춤을 추는… 아, 이제는 봄, 진짜 봄이다 코앞으로 다가선 여름 머잖아 바통을 넘길 아쉬운 봄봄.(240317) * 남산 : 경북 청도군 화양읍 소재 해발 892m의 산 * 홍도골(紅桃谷) : 경북 청도군 화양읍 신봉리 소재 마을, '청도복숭아의 효시'로 알려짐 *.. 더보기
3월 3월 / 청송 권규학 물오름을 따라 초록이 옵니다 나무의 속살에 흘러내리는 햇빛 나무…, 나무가 빚는 춤 그 무한의 출렁임을 봅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물오름달 3월 너도 나도 손에 손을 잡고 꿈과 희망을 마중하는 봄 봄 봄…, 우리의 봄날입니다.(240316) * 입춘대길(立春大吉) :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라'는 뜻 * 건양다경(建陽多慶) : '맑은 날이 많고 좋은 일과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라'는 뜻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더보기
욕심 욕심 / 청송 권규학 전원(田園)을 꿈꿨습니다 작은 전원(田園)을 꾸리니 뜨락도 정원도 농장도 좀 더 크고 넓은 터가 탐이 납니다 이쪽저쪽 여기저기 눈을 돌리고 발품을 팔았습니다 이곳보다는 저곳, 그리고 또 다른 곳이 좋아 보였습니다 무리를 하면서 목표를 좇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더는 갈 수 없는 길지 않았습니다, 능력의 한계는 세상은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바람(望)과 기대가 컸던 만큼 크나 큰 실망이 뒤따릅니다 부족한 능력에 대한 자괴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유혹, 욕심입니다 안분지족(安分知足)* 수분지족(守分知足)* 마음을 다독이며 욕심을 접습니다 그제야 마음 안에 고요가 깃드는.(240316) * 안분지족(安分知足) : '분수를 지키고 만족하라'는 뜻 * 수분지족(守分知足) : '분수를 알.. 더보기
역사는 흐른다-국가소멸의 위기 앞에서- 역사는 흐른다-국가소멸의 위기 앞에서- / 청송 권규학 심각한 저출산으로 인한 국가소멸론이 등장한다. '24년도 출산율이 0.68명이고 '25년도엔 0.65명이라는 예상이다. 가히 국가의 자연소멸을 이야기할만하다. 언제였던가. 담장 밖에서 아기울음소리를 들어본 지가. 앞으로 뒤로 띠를 두르고 들길을, 시장길을 걷는 아낙네, 골목길에서 공놀이하는 아이들, 끼리끼리 무리 지어 뛰어놀던 골목대장들, 들로 산으로 소몰이하던 시골 아이의 모습들…. 돌아보면, 부모들은 아이의 양육과 성장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었다. 아이들은 스스로 잘 자랐고 저절로 컸다. N세대, X세대, Y세대, 386세대, C세대, G세대, E세대, 그리고 MZ세대까지…, 그땐 없었다, 이런저런 세대구분은. 어디 그뿐이랴. 눈만 돌리면 보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