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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춘분(春分)

 

 

춘분(春分) / 청송 권규학

 

 

입춘 우수 경칩 지나고 보니

코앞이 춘분(春分)* 이로세

일 년 열두 달 사시사철

세월은 흐르고 절기는 닥치나니

 

오는 세월 막지도 못하고

가는 세월 잡지도 못할 거면서

만물의 영장이라고

괜히 우쭐대며 뽐내지 마시게나

 

일월서의 세불아연(日月逝矣 歲不我延)*

오호노의 시수지건(嗚呼老矣 是誰之愆)*

 

자, 이제 춘분(春分)이라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시기

오늘이 생의 마지막이라 여기며

상춘지절(賞春之節)을 느꺼이* 즐기세나.(240318)

 

* 춘분(春分) : 경칩(驚蟄)과 청명(淸明) 사이. 이십사절기의 하나.

 

* '주문공권학문(朱文公勸學文)'에서 인용

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물위금일불학이유래일)

-오늘 배우지 않고서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말고-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 물위금년불학이유내년

-올해 배우지 않고서 내년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 日月逝矣 歲不我延(일월서의 세불아연)

-날과 달이 가도 세월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으니-

* 嗚呼老矣 是誰之愆(오호노의 시수지건)

-오호 늙어가는 것이 누구의 허물인가-

 

* 느꺼이 : 어떤 느낌이 마음에 북받쳐서 벅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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