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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완장-놈이 아닌, 분이 되기를-

 

 

완장-놈이 아닌, 분이 되기를- / 청송 권규학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매번 보는 풍경이지만

참으로 각양각색 천차만별이다

 

봄비 속에서

황사먼지 속에서

도심(都心)과 시장골목에서

교차로 모퉁이나 도로변에서

개조된 선거용 차량 위에서

연신 허리를 굽신거리고

춤을 추거나 손을 흔들고

 돗자리를 깔고 큰절을 하는 이들

굽실거리는 모습이 가관이다

 

어쩐 일일까

무슨 일일까

평상시엔 목에 핏대를 세우고

목에 깁스를 한 듯 꼿꼿하던 이들

어찌 이럴까, 참으로 신기하다

얻고자 할 땐 강아지처럼 공손하다가도

얻은 후엔 발정 난 괭이처럼 표독해지는

낚시터 관리인의 완장*처럼

기고만장하게 만드는 배지*의 위력을 본다

 

저분들

배지를 달고나면 어떤 놈이 될까

저놈들

배지를 달고서도 저런 분이 될까나.(240411)

 

* 완장 : 신분이나 지위 따위를 나타내기 위하여 팔에 두르는 표장(標章)

저수지(낚시터) 관리인을 통해 권력의 남용과 오용을 표현한 윤흥길 소설가(1942~ )의 작품 이름

* 배지 : 국회의원 당선자가 옷깃에 부착하는 표장(標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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