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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 청송 권규학
함께 또 우리로 사는 삶
돌아보면
산다는 것 자체가 홀로이다
서로 기대어 의지하며 사는 듯해도
따지고 보면
따로 또 따로
결국엔 홀로 서야 하는
전체로 평생을 산다기보다는
혼자서 하루를 살아간다는…
백 년 천 년을 사는 것도 아니면서
만 년을 살 것처럼
아등바등 핏발을 세우며 사는 삶
지나고 보니
잠시 스치는 바람에 불과한 것을…
어제는 동쪽에서 자고
오늘은 서쪽에서 먹고
내일은 또 어디에서 하루를 보낼까
어쩌면, 행복인지도 모른다
동가숙서가식(東家宿西家食)이 아닌 것만으로도
내 살아온 삶이여 인생이여
너로 살고 나로 살고
우리로 살아온 삶인 듯해도
손가락 꼽아보니
결국엔 혼자로 살아온 삶
그저 무상한 하루살이 인생인 것을.(231101)
- 10월의 마지막 날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