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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네가 곁에 없어도

 

 

네가 곁에 없어도 / 청송 권규학

 

 

몸이 육체라면 마음은 정신이다

몸과 마음, 정신과 육체

둘은 곧 하나요 또 둘이다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그래서 사람은 영과 육의 결합이다

 

늘 같이 있는 듯

몸은 언제나 곁에 머물지만

보이지 않는 마음이란 놈

시도 때도 없이

육체의 문턱을 넘나드는

 

가까운 곳에 몸뚱이를 두고

마음이 멀리 떠난 것보다는

천리만리 먼 곳에 있을지라도

마음 하나 가까운 곳에 머문다면

그 마음 하나 오직 한 방향이라면

어찌 행복이라 하지 않으리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지 말 일이다

보이지 않는 그것이 더 중요한 것

보이는 육체의 정숙함보다

보이지 않는 마음의 더럽힘

그것은 용서받지 못할 죄 중의 하나일지니

 

지금 곁에 있는 껍질을 믿지 말라

네 곁의 껍데기 역시 믿지 말라

지금 너의 곁에 없을지라도

멀리 떠난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라

바람의 소리일지 사랑의 소리일지를.(2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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