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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티끌과 대들보

 

 

티끌과 대들보 / 청송 권규학

 

 

이쪽저쪽 여기저기

세상사 온갖 일들이

마치 제 것이라도 된 듯

잠시도 쉬지 않고 돌아보는 사람

세상엔 그런 사람 꼭 있습니다

 

자신의 잘잘못은 보질 못하면서

남의 언행에 유독 관심이 많은 사람

그런 사람을 두고

오지랖이 넓다고 말들 합니다

 

굳이 부정적인 측면에선 그렇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많습니다

상당히 솔직하고 정이 많으며

남의 일을 제 일인 양 돌봐줍니다

 

남의 눈에 낀 티끌을 탓하느라

제 눈에 든 대들보를 보지 못하는

오늘을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

티끌일까 대들보였을까

오지랖 넓은 삶은 아니었을까

 

문득 내 살아온 삶을 돌아봅니다

행여 노을빛 저무는 산 녘에서

동해의 일출을 기다리는 꼴은 아닌지

커다란 전신거울 앞에 서서

삶의 옷매무시를 간추립니다.(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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