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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백지(白紙)로 살고 싶은

 

 

백지(白紙)로 살고 싶은 / 청송 권규학

 

 

나라 안도 나라 밖도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갯속

혼탁의 극치를 달리는 요즘 세상

누구의 말을 따라야 할까

누군가는 앞을 바라보라고 하고

다른 누군가는 뒤를 돌아보라고 하는

 

서로 같은 목소리를 내고

한 방향을 바라보라고 하지만

시도 때도 없는 예측불가의 세상

누구나 입을 맞춰 똑같은 노래를 부른다면

그 노래의 가치와 의미는 어디에서 찾을까

세상은 쉼 없이 변할지라도

우리 모두 변함없는 사람이길 소망하는

 

스스로 강하다고 자만하지 말 일이다

진리는 누군가 반드시 따를 것이요
정의란 반드시 이루어지는 날이 있을 터

힘이 없는 정의란 무기력일 뿐이요

진리가 없는 사실은 허식(虛飾)에 불과하며

정의를 수반하지 못한 힘은 폭력일 뿐

그저 거짓 없이 백지(白紙)로 살고 싶은.(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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