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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세월아 네월아

 

 

세월아 네월아 / 청송 권규학

 

 

학창 시절 지나 성인이 되었지만

호구지책(糊口之策)*에 정신이 없는 삶

그럼에도 무작정 빨리 크고 싶었던 나날

 

약관(弱冠) 이립(而立) 불혹(不惑) 지나고

지천명(知天命)에 이순(耳順)이 훌쩍

고희(古稀)에 이르러 세월을 한(恨)하는

 

언제 이만큼 달려왔던가

막지도 잡지도 못할 세월

돌아보면 까마득한 옛날이로세

 

자식혼사 청첩이 끊어진 지 한참

사흘이 멀다 하고 날아드는 부고장(訃告狀)

부모 아닌, 본인상 통지에 안타까움만

 

세월아 네월아 가지를 마라

인생은 한 방이 아닌 한 번뿐이거늘

갈 때 가더라도 천천히 좀 가려마.(240525)

 

* 호구지책(糊口之策) : 가난한 살림에서 그저 겨우 먹고살아가는 방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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