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아 네월아 / 청송 권규학
학창 시절 지나 성인이 되었지만
호구지책(糊口之策)*에 정신이 없는 삶
그럼에도 무작정 빨리 크고 싶었던 나날
약관(弱冠) 이립(而立) 불혹(不惑) 지나고
지천명(知天命)에 이순(耳順)이 훌쩍
고희(古稀)에 이르러 세월을 한(恨)하는…
언제 이만큼 달려왔던가
막지도 잡지도 못할 세월
돌아보면 까마득한 옛날이로세
자식혼사 청첩이 끊어진 지 한참
사흘이 멀다 하고 날아드는 부고장(訃告狀)
부모 아닌, 본인상 통지에 안타까움만…
세월아 네월아 가지를 마라
인생은 한 방이 아닌 한 번뿐이거늘
갈 때 가더라도 천천히 좀 가려마.(240525)
* 호구지책(糊口之策) : 가난한 살림에서 그저 겨우 먹고살아가는 방책
'자작시·자작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프니까 사랑인 게다 (0) | 2024.05.29 |
---|---|
인간(人間)과 동물(動物) (0) | 2024.05.27 |
한 때는 그랬습니다 (0) | 2024.05.20 |
삶, 그 안타까움에 대하여 (0) | 2024.05.18 |
아프다, 많이 (0) | 2024.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