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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삶, 그 안타까움에 대하여

삶, 그 안타까움에 대하여 / 청송 권규학

 

 

사흘이 멀다 하고 날아든

두 장의 부고장(訃告狀)

고희(古稀)의 코앞에서

명예퇴직 명령을 받아놓고

채 운명이 정해지기도 전에

생(生)의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

 

아홉수를 넘기지 못한 친구

한 갑자도 채우지 못한 후배

삼도천(三途川)*이 그리울 리 없으련만

가혹한 운명을 이기지 못한 채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고 만

 

후두암*으로 입원치료 중이라며

몸이 좋아지면 '찾아뵙겠노라'

시시 때때 안부를 물어오고

특유의 붙임성 있는 목소리로

자신의 근황을 들려주던 후배

부고(訃告)를 받은 손이 부르르

 

며칠 전까지도 전화를 하던

늘 의젓하고 친근하던 친구

유달리 정겹고 다정하던 후배

이제 형님으로 돌아누운 그들

뭘까, 삶과 인생이란 게

안타까운 마음만 날을 세우는.(240518)

 

* 삼도천(三途川) : 죽은 사람이 건넌다는 강. 일명 '황천(黃泉)'이라고 함 

* 후두암 : 후두에 생기는 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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