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그랬습니다 / 청송 권규학
'편히 주무셨니껴?'
세상이 얼마나 어수선했기에
인사말에도 안부가 묻었을까
'식사하셨니껴?'
얼마나 못 먹고 살았으면
볼 때마다 끼니를 챙겼을까
그리 멀지 않은 옛날, 한 때는 그랬습니다
굶기를 밥먹 듯이 하고
밤 사이 어찌 될지 모르던
치안이 불안하고 가난했던 그 시절엔
다르지 않습니다, 요즘 세상도
오늘 멀쩡하던 사람이
내일 아침엔 생사(生死)가 갈리고
극심한 빈부격차(貧富隔差)로
기아(飢餓)에 허덕이는 이가 허다합니다
다시 또 옛날로 돌아가려 함일까요
세상이 살얼음판 걷듯 살벌합니다
편히 주무셨나요?
식사는 하셨나요?
옛날 일 같지 않음이 왠지 두려운.(2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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