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담풍(風) 이야기 / 청송 권규학
혀 짧은 스승 한 사람 있습니다
제자들에게 '따라 읽으라'며
연신 '바담풍(風) 바담풍(風)' 합니다
제자들은 열심히 따라 읽습니다
'바담풍(風) 바담풍(風)'…
따라 읽는 제자들도 지적하는 스승도
'바람풍(風)'이 아닌 '바담풍(風)'만 뇌까리니
답답한 건 스승도 제자도 매한가지입니다
스승은 스승 대로 제자는 제자 대로
서로 간 짜증과 엇갈리는 생각들…
어떤가요, 너와 나 우리는
자신의 행동은 올바른 가요
자신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상대에게만 요구하지 않았는지
깊이 생각하고 되돌아볼 일입니다
짧은 혀로 '바담풍(風)'을 가르칠 게 아니라
차라리 눈 감고 귀 막고 입을 닫을 일입니다
나는 '바담풍(風)' 하더라도
너는 '바담풍(風)' 하지 말고 '바담풍(風)' 해라
아무리 언성 높여 지껄인다 한들
제자들에게선 들을 수 없을 겁니다
'바담풍(風)'을 '바람풍(風)'으로는.(2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