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가(太平歌)-희망사항- / 청송 권규학
젊은 시절 놀만큼 놀았고
세상살이 즐길 만큼 즐겼거늘
나이 들어간다 한들 무엇이 서러우랴
한평생 하고픈 일 다했으니
미련도 후회도 하나 없어라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한들
아무리 여자가 널렸다 한들
그중에 제일은 사람이어라
술도 돈도 여자도 좋다지만
자연 속에서 읊는 시 한 수만 하리
세상이여 인생이여 사랑이여
모든 게 마음 안에서 지어지나니
오늘도 복잡한 세파(世波)를 잊으려
청송정(靑松亭)* 계단에 앉아
시인과 농부*를 느꺼이* 즐기노라
술이 좋아 사람이 좋아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그렇게 세월 따라 놀고 지고
즐기세 즐기세나
늙고 병들기 전에 즐기세나
산 좋고 공기 좋고 물 맑은 고장(故場)
3청(三淸)의 청도(淸道) 땅에서.(240303)
* 청송정(靑松亭) : 전원(田園)의 작은 쉼터
* 시인과 농부 : 전원(田園)의 별칭(別稱)
* 느꺼이 : 어떤 느낌이 마음에 북받쳐서 벅차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