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약(藥)입니다 / 청송 권규학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상처(傷處)와 상흔(傷痕)을 입습니다
부상입은 자리를 상처(傷處)*라 한다면
남은 흔적(痕迹)은 상흔(傷痕)*이겠지요
둘 다 좋지 않은 기억으로 머물겠지만
어느 것도 아물지 않는 건 없습니다
해변에 찍힌 무수한 발자국과
무너져 내린 모래성과 손 글씨들
물결이 훑으면 금세 씻겨지듯이
숱한 상처(傷處)와 깊은 상흔(傷痕)도
영영 치유되지 못할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의 파도에 조금씩 아물어 갑니다
누군가에게 받은 상처의 크기가
생각보다 크고 깊을지도 모릅니다
몸에 입은 상처(傷處)에는
얼음찜질 같은 처방이 필요하듯이
마음속의 깊은 상흔(傷痕)에는
휴식과 함께 치유할 시간을 줘야 합니다
시간…, 상처를 치료하는 최고의 영약이기에.(240229)
* 상처(傷처) : 몸을 다쳐서 부상을 입은 자리
* 상흔(傷痕) : 상처를 입은 자리에 남은 흔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