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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봄소식

 

 

봄소식 / 청송 권규학

 

 

전원(田園) 뜨락에 봄이 왔다

새싹들이 땅을 밀어내고

수선화 새순이 얼굴을 내민다

 

산바람이 전해 온 소식에 의하면

봄은 발병이 났다고

봄은 몹시 위독하다고

동장군에 꼬리를 밟혔다고

꽃샘추위에 발목이 잡혔다고

얼음 녹은 물에 휩쓸렸다고

 

쑥덕쑥덕 쑤근쑤근

새로운 입소문에 의하면

이미 앞산 계곡 바위 밑에

동구밖 신작로 모퉁이에

전원(田園) 뜨락 울타리 밑에

아무도 모르는 새 숨어들어

몸치장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었다

 

봄 봄, 봄이 왔다

정녕 그런가 보다

앞뒷산의 꽃물결이 마을로 내려와

봄처녀의 가슴에 풍선으로 부풀고

윗마을 아랫마을 아낙네의 옷섶에

샛노란 영춘화* 한 송이 곱게 꽂았다

 

뜨락의 산수유 꽃망울이 울먹이고

산비탈엔 샛노란 복수초(福壽草)*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갯빛 물감이

온 세상에 번져가는 시기

봄 봄 봄, 계절은 이미 봄이다

 

봄이 왔네 봄이 왔어

처녀총각들의 가슴에

너와 나, 우리의 마음속에.(240226)

 

* 영춘화(迎春花) : 물푸레나뭇과의 낙엽 관목으로 재스민의 하나. '을 환영한다'는 뜻을 가짐.

* 복수초(福壽草) : 미나리아재빗과의 여러해살이풀. '설연화', '얼음새꽃'이라고도 함.

 

'설연화', '얼음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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