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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경칩(驚蟄)

          
          경칩(驚蟄) / 청송 권규학
          
          
          온 세상이 손을 내린 벌판
          평화를 희구하던 마른 땅에
          풀빛 전운(戰運)이 감돈다
          땅 밑에 숨었던
          개구리 뱀 토룡이 기어 나오고
          앞뒷산 동구밖에
          영춘화 생강꽃이 노란 기침을 한다
           
          그뿐이 아니다
          앞산 양지 녘 묵정밭에선
          조팝꽃이 하얀 튀밥을 틔우고
          뒤란의 앵두나무, 사립문 옆 벚나무
          마당가 도화행화(桃花杏花)에도
          연분홍 꽃들이 폭죽을 쏘아댄다
           
          영원한 평화는 없다
          마침내 전쟁이다
          집안, 뜨락과 들녘에도
          앞뒷산 골짜기 산 능선에도
          오솔길 산책로, 공원길에도
          불쑥불쑥 펑펑팡팡
          온통 봄꽃 포화로 아수라장이 되는.(2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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