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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과 무관심 / 청송 권규학
보이는 것 들리는 것들
그 어느 것 하나도
삶에 도움이 되는 게 없는 세상
눈을 감고 귀를 막고
하나뿐인 입까지 닫아 버렸다
보지 않고 듣지 않으니
특별히 할 말도 없다
그저 냄새만으로 세상을 느끼는
겉으론 관심이 없는 듯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 듯
무관심을 가장해 보지만
무관심은 곧 관심의 다른 표현일 뿐
백척간두*의 끝에 선 세상
왜 이렇게 되었을까
어찌하면 좋을까
단 한 번뿐인 이내 인생을.(231223)
* 백척간두(百尺竿頭) : 백 자나 되는 높은 장대 위에 올라섰다는 뜻으로, 몹시 어렵고 위태로운 지경을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