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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역할(役割)

 

 

역할(役割) / 청송 권규학

 

 

부모가 되고자 한 건 아니었지만

어느 순간 부모란 이름을 얻었고

아버지가 되고자 한 것도 아니지만

눈을 감았다 뜨니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부모로서 무엇을 했으며

아버지로선 또 어떤 역할을 했는가

돌아보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아무것도 해 준 게 없다는 아쉬움

역할을 다하지 못한 미안함

살아온 삶이 후회스럽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자책할 일은 아닙니다

 

부모로서, 아버지로서

뭔가 특별하게 해 준 건 없지만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저 그냥 부모로서, 아버지로서

제 자리를 지켰다는 것만으로도.(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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