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있는가 / 청송 권규학
우리는 늘 기도하는 삶을 산다
건강하게 살게 해 달라고
풍요롭게 살게 해 달라고
행복하게 살게 해 달라고
미움 없이 사랑하게 해 달라고
주는 것도 없으면서 바라는 건 많다
세상이 어찌 바라는 대로 될까
건강을 기원하니 병원을 찾게 되고
풍요를 원할 때 빚에 쪼들리고
행복을 바랄 때 불행을 맛보고
사랑을 바랐지만 미움으로 고뇌한다
그렇게 사는 게 인간의 삶이다
부대끼며 사는 게 우리의 삶인 게다
세상과 세상끼리 부대끼고
자연과 사람이 부대끼고
사람과 사람 간 부대끼고
그러면서 정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는 게 어찌 쉬운 일일까
잘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기에 앞서
이렇게 라도 살게 하심에 감사하며 살 일이다
먹고 자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어쩌면, 그것 만으로도 기적이라 할.(231117)
'자작시·자작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벽 (0) | 2023.11.20 |
---|---|
첫눈 (0) | 2023.11.18 |
혹시 키가 몇이세요 (0) | 2023.11.17 |
가을엔 떠나고 싶습니다 (0) | 2023.11.17 |
동짓달…, 시장골목 담벼락에 풀꽃이 피다 (0) | 2023.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