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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가을엔 떠나고 싶습니다



가을엔 떠나고 싶습니다 / 청송 권규학

무작정 떠나고 싶습니다
가을산, 단풍구경을 떠난다거나
쪽빛바다를 보러 간다거나
맛집탐방을 간다거나
어떤 뚜렷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
그냥 발길 닿는 곳으로
정처 없이 발걸음을 옮기고 싶습니다

가끔은 KTX열차를 타고
차창을 스치는 풍경을 보며
오래전에 잊힌 첫사랑을 떠올려도 보고
군복무 시절
끈끈한 전우애를 생각해 보고도 싶은

어느 간이역 한 모퉁이에
열차가 멈춰 선다면
생각 없이 열차에서 내려
녹슨 철길을 거닐고도 싶습니다

차가운 땅바닥에 평행선으로 누워
오가는 철마의 몸뚱이를 한 몸으로 받아낸
가끔은 철길로 누워
삶의 진한 애환을 느끼고도 싶습니다

가을…, 이 가을엔
생각 없는 사람이 되어
가슴에 부딪치는 바람을 맞으며
실성한 듯 계절을 즐기고도 싶습니다.(231117)


 

 

가을엔 떠나고 싶습니다 / 청송 권규학

 

 

무작정 떠나고 싶습니다
가을산, 단풍구경을 떠난다거나
쪽빛바다를 보러 간다거나
맛집탐방을 간다거나
어떤 뚜렷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
그냥 발길 닿는 곳으로
정처 없이 발걸음을 옮기고 싶습니다

가끔은 KTX열차를 타고
차창을 스치는 풍경을 보며
오래전에 잊힌 첫사랑을 떠올려도 보고
군복무 시절
끈끈한 전우애를 생각해 보고도 싶은

어느 간이역 한 모퉁이에
열차가 멈춰 선다면
생각 없이 열차에서 내려
녹슨 철길을 거닐고도 싶습니다

차가운 땅바닥에 평행선으로 누워
오가는 철마의 몸뚱이를 한 몸으로 받아낸
가끔은 철길로 누워
삶의 진한 애환을 느끼고도 싶습니다

가을…, 이 가을엔
생각 없는 사람이 되어
가슴에 부딪치는 바람을 맞으며
실성한 듯 계절을 즐기고도 싶습니다.(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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