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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인생의 사계(四季)




인생의 사계(四季) / 청송 권규학

만추(晩秋)의 가을비
도둑고양이로 휩쓸고 간 후
창밖…, 날 선 바람소리
행인들의 옷깃을 추스르는…

울긋불긋 알록달록
패션쇼에 디너쇼를 자랑하던 단풍들
부는 바람에 비행접시로 날아내려
검은 포도(鋪道) 위를 뒹굴고
썰매로 지쳐 배수로 구석구석에 쌓이는
이젠 단풍 아닌 낙엽의 신세
머잖은 시간의 틀에 먼지를 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자연의 사계절이 존재하듯
생로병사(生老病死) 희로애락(喜怒哀樂)
인생의 사계(四季)로 그저 그렇게
부는 바람을 따라 돌고 도는 것
계절이야 갔다가도 다시 돌아오지만
돌아오지 못하는 한 번 뿐인 인생

그래, 그런 것이다
봄 여름 가을 지나 겨울이 왔듯이
낙엽 되고 먼지가 되는 게 순리이던가
생(生)과 노(老)를 겪었으니
이젠 병(病)과 사(死)를 기다리는 신세

오호라, 삶이여 인생이여!
늙고 병드는 게 누구의 탓이런가
한 세상 사람으로 태어나 원 없이 살았으니
삭풍(朔風)이라 한들 떳떳이 맞으려 하네.(231113)



 

 

인생의 사계(四季) / 청송 권규학

 

 

만추(晩秋)의 가을비

도둑고양이로 휩쓸고 간 후

창밖…, 날 선 바람소리

행인들의 옷깃을 추스르는

 

울긋불긋 알록달록

패션쇼에 디너쇼를 자랑하던 단풍들

부는 바람에 비행접시로 날아내려

검은 포도(鋪道) 위를 뒹굴고

썰매로 지쳐 배수로 구석구석에 쌓이는

이젠 단풍 아닌 낙엽의 신세

머잖은 시간의 틀에 먼지를 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자연의 사계절이 존재하듯

생로병사(生老病死) 희로애락(喜怒哀樂)

인생의 사계(四季)로 그저 그렇게

부는 바람을 따라 돌고 도는 것

계절이야 갔다가도 다시 돌아오지만

돌아오지 못하는 한 번 뿐인 인생

 

그래, 그런 것이다

봄 여름 가을 지나 겨울이 왔듯이

낙엽 되고 먼지가 되는 게 순리이던가

생(生)과 노(老)를 겪었으니

이젠 병(病)과 사(死)를 기다리는 신세

 

오호라, 삶이여 인생이여!
늙고 병드는 게 누구의 탓이런가
한 세상 사람으로 태어나 원 없이 살았으니
삭풍(朔風)이라 한들 떳떳이 맞으려 하네.(23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