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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첫눈

 

첫눈 / 청송 권규학

 

 

모두가 잠이 든 까만 밤

금곡 숲공원*에 눈이 내립니다

 

눈이 오는 건지

눈이 오시는 건지

가로등 불빛에 나풀나풀

나비의 날갯짓으로 날아 내리는

 

이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면

철부지 손주들이 좋아라 하고

옆집 강아지도 덩달아 신이 나는

하얀 세상이 되는 걸까요

 

인간의 흔적에 오염된 산과 들

혼탁한 인심에 더럽혀진 세상

하나님 보내신 하얀 천사들

티 하나 없이 덮어 주려나요

 

무릎까지 푹푹 쌓인 함박눈

눈사람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

앞 뒷산에서 토끼몰이했던 기억

눈의 천국,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립니다

 

눈이 귀한 요즈음

유년의 추억은 메마른 감성을 자극합니다

저기 저 바람에 흩날리는 눈

만신창이 마음을 포근히 감싸주기를.(231118)

 

* 금곡 숲공원 : 청도군 풍각면 금곡리의 작은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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