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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장 이모저모

천년 고찰(古刹) '적천사(磧川寺)'에 가다

   <지역 명소>

천년 고찰(古刹) '적천사(磧川寺)'에 가다

 

봄이 오는 길목인 3월 초입!

 천연기념물 제402호인 수령 800년 된 은행나무로도 유명한

청도군 청도읍 원동길 304(청도읍 원리 981)에 위치한

천년 고찰 '적천사(磧川寺)'를 찾았습니다.

'적천사'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로서

신라 664년(문무왕 4년) 원효가 수도하기 위해 토굴을 지어 창건했다고 하며,

828년(흥덕왕 3년) 심지왕사가 중창했으며, 고승 혜철이 수행한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고려 1175년(명종 5년) 지눌이 크게 중창할 당시 수행승은 500명이 넘었다고 하며,

임진왜란 때 건물의 일부가 소실되었으나 조선 1664년(현종 5년) 왕의 하사금으로 중수하였는데

이때 사천왕상이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1694년(숙종 20년) 태허가 크게 중건하여 대찰의 면모를 갖추었으나,

한말 의병 활동을 막기 위해 관병들이 누각과 요사채 등의 건물을 소각시켰고,

1991년에 명부전, 1993년 무차루, 1996년 적묵당을 중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현존하는 주요 건물로는 천왕문을 비롯하여 대웅전, 적묵당, 명부전, 조사전, 영산전,

범종각, 무차루, 적묵당, 요사채 등이 있으며, 가까운 곳에 산내 암자로 도솔암이 있습니다.

 

월곡 농공단지를 지나 밀양방향으로 가다가 오른쪽 방향의 오름길로 1.5Km 정도를 오르면

봄을 맞아 파릇파릇 새싹들이 움을 틔우고, 농지를 일구는 농민들의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2년 전 겨울에 이곳에 왔을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오름길 좌우측으로 시립한 몇백 년 수령의 소나무들이 다수 베어졌다는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 잘려나갔는지, 군데군데 고목들의 그루터기가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입구의 천연기념물 402호인 800년 수령의 은행나무가 좌중을 압도했습니다.

나란히 서 있는 두 그루 중 들어가는 방향에서 볼 때 오른쪽에 있는 나무가

천연기념물 제402호로 지정된 나무입니다.

은행나무를 지나 파릇파릇 돋아나는 봄풀을 밟으며 경내로 들어섰습니다.

천왕문의 사천왕상을 지나 범종각(원음각), 무차루, 회연당(晦然堂) 등을 돌아

경내 곳곳의 '벼룩이자리'를 봄나물로 한 줌 거둔 후 대웅전 마당에 발을 멈췄습니다.

천년 고찰임에도 승려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아 조금은 쓸쓸하기도 했지만

부지런히 셔터를 눌러 사진을 찍었고 오랜 세월을 머리에 담았습니다.

 

돌아 나오는 길에 '화악산 적천사'라는 편액을 보고 산의 줄기가 화악산이라는 것과

편액을 쓴 사람이 '모찬원(​牟贊源)'이라는 분이란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안쪽으로 불상이 보였지만 무단촬영이 허가된 곳인지를 몰라 손을 멈추고

대웅전 내 '목조석가여래삼존불'만 촬영하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범종각(원음각)을 돌아 나오는 길에 보이는 소나무와 석탑,

팽나무 연리지와 우물 등에서 '아름답다'는 무딘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봄과 겨울 사이, 자연과 동행하는 마음은 늘 평화롭습니다.

불어오는 소소리바람이 조금은 쌀쌀했지만 계절은 이미 겨울 아닌 봄이기에

코로나의 위협을 벗어나서 계절이 주는 행복을 만끽할 수 있음에

많은 분들이 상춘(賞春)의 따뜻한 햇살을 머금어

천년고찰의 위용과 천연기념물 은행나무에 취할 수 있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