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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장 이모저모

자연이 내뿜는 소리 없는 비명

 

                                            <나는 자연인이다>

'자연이 내뿜는 소리 없는 비명!'

 

귀촌(歸村) 후'나는 자연인이다'란 논픽션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삶에 성공한 사람보다는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 고난을 이기지 못하고

자연의 품에 안겨 행복을 찾으며 살아가는 모습들!

삶이란 건 정녕 쉽고도 어렵고, 어렵고도 쉬운 인생의 한 과정이란 느낌이다.

산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매번 행복을 느끼며 살아도 짧은 게 우리네 인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매 순간 울고 불고 지지고 볶으며 짧은 인생을 지루하게 산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것이며, 과연 '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의 크기는, 무게는, 부피는, 그 대상은 뭘까?

그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손에 잡히는 실체가 없어 한계에 부딪치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자연인이다'란 프로그램은 한줄기 빛으로 가슴 한쪽에 자리를 잡는다.

 

 

<청도역 추어탕 거리>

정년퇴직과 함께 청도고을에 정착하여 전원생활(田園生活)을 시작한 지 여섯 해!

귀촌(歸村)은 물론…, 귀농(歸農)과는 전혀 어색한 느낌의 몇 해가 훌쩍 지나갔다.

군(郡) 단위의 시골이니 귀농(歸農)은 아닐지라도 귀촌(歸村) 정도는 될 법도 한데

고향도 아니고 지인(知人)도 별로 없는 낯선 고을이 주는 쓸쓸함이 피부에 와닿는다.

결국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서는 사람보다는 자연과의 어울림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다.

 

 

이른 아침이면 농민들의 이른 발걸음과 농기계 소리,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자연'은  '마음속 죽은 땅' '살아 숨 쉬는 생명의 땅'으로 바꿔주기에 충분하다.

자연이 내는 소리에서 신선한 생명의 힘을 느끼는 건 결코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오늘도 '자연이 내지르는 기쁨에 찬 비명'을 듣는다.

 

 

'자연이 내뿜는 소리 없는 비명!'

 

말이 없어도 가슴 벅찬 웅변으로 다가오고, 말이 많아도 쓸모없는 것이 하나도 없는,

정녕  자연은 '인간의 죽은 삶을 생동하는 생명으로 변화시키기에 충분'하다.

 

<신도리 정보화 마을>

 

청도고을은 그런 답답함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다.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할 때면 자연-산, 들, 강-을 찾아보라.

자연(숲)이란 이유만으로도 가쁜 숨을 여유롭게 하고 답답한 가슴을 편하게 만들어 준다.

세상의 온갖 오염된 물질을 정화하여 생명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청정 환경을 만들어 줌은 물론 지저분하게 쌓인 찌꺼기들을 분해시켜

토양정화와 함께 토질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고

움직이는 모든 동물과 인간이 먹고 마실 수 있는 식량과 물을 제공해 주는 자연(숲)…!

 

<청도읍성>
<청도읍성 서문(무회루)>

 

계절이 바뀔 때면 철철이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으며

봄엔 봄나물을, 여름이면 짙은 초록으로 힐링을 제공하고,

가을이면 산과 들에 오곡백과와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겨울이면 차분하게 기다리며

다시 올봄을 준비하는 기다림의 미학을 가르쳐 주는,

자연은 정녕 살아있는 생명들을 위한 생명보존의 최후 보루임이 분명하다.

 

산을 보듬어

깊은 산속 옹달샘에

산 그림자 띄우고

노루, 토끼, 산새들

나무 숲의 친구가 된다

 

바다를 껴안은

해초가 벙그는 용궁에

고래, 상어, 물고기들

산호초의 동무가 된다

 

높푸른 창공

구름 위의 천상

해님, 달님, 별님

풍운의 벗이 된다

 

산과 바다

하늘을 안고 사는 나는

자연인이다.

 

-청송 권규학 시인의 詩, '자연인(自然人)' 전문-

 

<서쪽 성벽 끝 & 남산>
<신둔사>

, 그렇게 살고 싶다.

세상의 온갖 욕망과 집착을 털어버리고, 더럽고 지저분한 것들을 피해 자연(숲)으로 숨고 싶다.

부유하되 가난한 심성으로 찌들고 얼룩진 삶일랑 깨끗이 잊어버리고

밤이면 여유로운 마음으로 잠을 자고, 낮이면 건강한 육신으로 열심히 일하며

노력한 만큼 받고, 주는 것에 만족하며 가난하지만 마음이 풍성한 자연인으로 돌아 눕고 싶다.

그러지 못할 일이란 무엇일까?

내 삶을 둘러싸고 있는 잡다한 이유-가족, 친지, 이웃, 직장, 기타-…, 그것일까?

 

<유호연지 군자정>
<유호연지 연꽃>

그냥 잊자, 그저 모든 걸 잊어버리자.

비우면 비운만큼 채워질 것이요, 그 빈자리에 또 다른 기쁨이 자라날 것이기에.

모든 걸 잊고, 버리고, 텅 빈 마음으로 자연 속에 들어가 자연인이 되자.

날자. 높이 더 높이…,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 평화로운 피안(彼岸)의 세계로 가자.

그곳엔 이승의 욕심도, 욕망도, 집착도 없는 '유토피아, 파라다이스'가 열릴 것이기에.

 

<청도읍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