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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장 이모저모

'3청(淸)의 명소, 청도(淸道)'에 살다(2)

푸른 산, 맑은 물과 공기

'3()의 명소, 청도(淸道)'에 살다(2)

<와인터널>

 알싸하고 달콤한 느낌의 '와인터널'

와인터널 역시 청도의 대표 관광지 중의 하나이다.

대한제국 말기인 1898년에 완공된 와인터널은 빛의 조형물 구간, 야광별 구간, 소망 메모 구간 등의

포토존이 있고, 가끔씩 열리는 버스킹은 연인과 가족들이 즐겨 찾는 필수코스이다.

터널 내부의 벽과 천장은 곳곳에 때가 가득 묻어 있다.

증기기관차가 내뿜었던 매연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것이라고 하니 어쩌면 100년 전의 현장으로

시간여행을 하라는 뜻으로 이해해도 될 듯하다.

천장은 붉은 벽돌, 벽면은 자연석으로 쌓은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터널 중 하나로써

와인 숙성고에는 와인 3만 병이 숨 쉬고 있는데,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은 물 

소음과 진동도 없어야 한다고 한다.

한 병의 와인을 맛보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내부의 벽돌에서는 음이온이 방출돼 그 맛을 더한다.

평소에 와인을 즐기지 않더라도 이곳에 왔으면 한 잔 곁들일 수밖에 없을 듯.

먹거리에 못지않게 볼거리도 다양하다.

군데군데 장미와 에펠탑, 미니기차 등 곳곳에 추억을 담을 수 있는 포토존이 자리한다.

위를 올려다보면 야광 별이 둥둥 떠있고, 옆으로 고개를 돌리면 야광 물고기들이 터널을 헤엄친다.

황금박쥐 조형물이 거꾸로 매달려 있는 소원 터널에서는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종이가 열매처럼 영글어 있다.

누가 디자인하고 또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고급스러운 풍경을 떠올리려 고민했을 흔적이 뚜렷하다.

 

 

 예스러운 정취가 물씬한 '소싸움 경기장'

청도(淸道) 하면 소싸움 경기를 빼면 빈 깡통이다.

코로나가 없을 때에는 연중 매주 주말에 전문 경기장에서 대회가 열렸다.

1990년 영남 소싸움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봄 개최되던 것이 점차 규모가 커져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두 마리의 황소가 맞붙어 승부를 겨루는 놀이로, 소가 머리를 돌려 도망가거나 상대 소가 위로 올라타면 

지는 방식이다부담 없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입장료가 없다는 것 또한 꿀팁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지켜보다 보면 절로 두 손에 땀을 쥐게 되는데, 마냥 구경하기가 아쉽다면

직접 베팅을 할 수도 있다.

보다 가까이서 현장감 있게 경기를 지켜보고 싶다면 1층 관중석을, 시원하고 쾌적하게 즐기고 싶다면

2~3층 실내 관람석을 이용하면 된다.

돔 형식으로 날씨와 상관없이 언제든 경기를 즐길 수 있으며, 소싸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전시관,

영상관 등 경기장 내 테마파크에 다양한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용암온천 주변으로 루지와 프로방스 등의 관광지를 병행 관광하면 운치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청도시장과 청도역

배가 출출해질 때쯤이면 청도시장을 찾으면 좋다. 청도시장은 4일과 9일로 전통 5일장이 이어 열린다.

장날이 아니더라도 전통시장 현대화로 문을 연 상점이 많으니 아쉬움은 없다.

다행히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마침 4일이라서 장이 열리는 날이었다.

일자형으로 펼쳐진 시장 메인 통로를 따라 청도 반시, 복숭아, 미나리 등 제철과일과

산물이 전시되어 있고다양한 생필품까지 취급하고 있다

재래시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정겨운 물품들을 눈에 담는 재미도 쏠쏠하다.

청도(淸道)를 모두 둘러보려면 어찌 하루 이틀의 투자로 가능할까.

적어도 일주일, 아니, 한 달은 작정하고 돌아봐야 조금의 만족을 느낄 수 있으리라.

다음을 기약하며 일정을 접고 청도역으로 향한다.

청도역 주변에도 볼거리 먹을거리가 수두룩하다.

()과 가까운 곳에 가마솥국밥이란 간판이 보인다.

입과 입을 통해 들려온 입소문을 따라 임시 건물인 듯 싶은 문을 밀고 들어섰다.

국밥을 시키기 전에 뭉티기란 이름의 육회를 주문했다.

생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름의 별미를 제공할 수 있을 듯.

뒤이어 나온 국밥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고 역()을 향했다.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우물, 텃밭, 물레 등의 때 묻은 물품을 둘러볼 수가 있으며,

할아버지 할머니 장승이 버티고 선 작은 '생활문화 전시관'이란 전통 초가집을 끝으로

기차역과 철길에 대한 새로운 추억을 갈무리할 수가 있다.

무더위로 오감이 답답해지는 계절, 이 삼복더위에 초록빛 녹음과 알싸한 와인향이 감도는 곳!

오색빛 아름다운 청도(淸道)를 마음에 담을 수 있음이 그저 행복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