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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행복에 이르는 길

 

 

행복에 이르는 길 / 청송 권규학

 

 

초여름…, 계절이 바뀌자 쑥 쑤욱

낮과 밤이 바뀔 때마다

눈에 보일 듯 키를 키우는 풀꽃들

뜨락의 잎싹들도 힘을 냅니다

사랑스러운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잎을 보자마자 열매를 욕심냅니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의 마음으로

가축분 퇴비를 흠뻑 뿌렸습니다

생기 있던 고추가 말라가고

짙푸르던 잎이 누르뎅뎅해집니다

 

마음에 욕심이 없었을 땐

있는 그대로도 기쁨이었고

보이는 것만으로도 행복이었지만

마음 가득 욕심을 채웠을 땐

풍요 속 빈곤으로 치닫습니다

이 바짝바짝 타들어갑니다

 

행복에 이르는 길은

채움이 아닌, 비울 때가 더 가깝습니다

아홉에 하나를 보태 열을 채우기보다는

하나를 쪼개 열로 나눌 때가 더 큰 기쁨입니다

 

그제야 인생의 진리를 배웁니다

삶의 올바른 지혜를 터득합니다

학식이 높아야만 행복한 게 아니듯이

가진 게 많다고 해서 축복도 아니었습니다

꽃을 아름답게 느낄 수 있다는 건

사람의 마음 안에 꽃이 있기 때문이듯이.(23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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