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인생 / 청송 권규학
백세인생…, 백세시대라지만
채 백세가 되기도 전에
저마다 본향으로 돌아 눕는 삶
굳이 이유를 따진 들 무엇하리
맹수는 아무런 이유가 없어도
사슴의 목을 무는 게 세상인 것을
정상에 오르면 내리막길을 생각하고
목표에 이르면 돌아갈 것을 생각하는 법
흙에서 와서 흙으로 가는 인생
무엇이 좋고 또 무엇이 나쁠까
그저 평범한 삶이면 만족인 것을
삶에서 가장 무거운 형벌은 뭘까
죽음일까, 죽음보다 못한 삶일까
아니면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서성이며
살아가면서 겪는 모진 고통일까
산다는 게 참으로 쉽지 않은 일
죽지 못할 부역(負役)의 연장선
살아온 게 정녕 부끄럽기만 하다
수치나 모욕은 자존심으로 지킨다지만
부끄러움은 과연 무엇으로 지켜낼까
정녕 아프고도 슬픈 여행이로세.(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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