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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초보농군의 단소리 쓴소리

 

 

초보농군의 단소리 쓴소리 / 청송 권규학

 

 

귀촌(歸村)의 이름을 빌어

전원(田園)으로 돌아누웠다

제대로 된 농사란 흉내도 낼 수 없었고

농사꾼이란 이름은 언감생심(焉敢生心)

땅을 파고 풀을 뽑는 초보 수준일 뿐

 

발품 팔아 흙과 씨름한 세월

여덟 해를 보내고서야 배운 것 하나

땅이 척박하면 작물이 빈약할 뿐이지만

지나치게 비옥하면 말라죽어 버리는

무엇이든 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는

 

온통 부엽토로 채워진 옥토라도

잠깐은 풍요를 만끽할 수 있겠지만

결국엔 웃자라거나 고사(枯死)할 뿐

원하는 열매는 얻을 수 없으니

보기 좋은 떡만 고집하지 말아야 할…

 

백 년도 채 못 사는 너와 나 우리 인생

내 편 네 편 줄 세워 다투지 마시게나

내 편만 있다면 어찌 세상살이라 할까

티끌과 흙과 돌과 거름이 한데 섞여야

작물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는.(24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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