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생각나는 진짜 이유는 / 청송 권규학
오래 묵힌 때를 벗기려고
목욕탕엘 갑니다
샤워를 하고 온탕에 몸을 담글 제
벌거숭이 사람들이 몸을 비벼댑니다
불린 때를 씻으려 하나
등줄기에 손이 가질 않습니다
문득 생각나는 한 사람
속 썩이던 아들 녀석이 떠오릅니다
인생을 잘 못 산 반증일까요
수없이 많은 사람 속에서도
등 밀어줄 사람 하나 없다는 것
생각하면 할수록 갑갑해집니다
돌아오는 길에 효자손 하나 샀습니다
등이 가려울 땐 안성맞춤이지요
등이 가려울 때마다 생각나는 한 사람
미워도 그리운 당신입니다
창밖엔 비가 내리고
바람이 세차게 몰아칩니다
문득 누군가 몹시도 그립습니다
뭘까요, 그대가 생각나는 진짜 이유는.(2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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