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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나목(裸木)

 

 

나목(裸木) / 청송 권규학

 

 

섣달, 찬바람이 붑니다

잎 떨어져 앙상한 가지

사람은 겨울이면 옷을 입는데

나무는 굳이 잎을 떨굽니다

 

비바람 북풍한설에 거침없이

벌거벗은 몸으로 견뎌내는 나무

봄이 오면

나무의 속살에 물이 흐르고

어김없이 파릇파릇 싹을 냅니다

 

우리네 삶도 다르지 않습니다

사시사철 덧입히고 살 찌우기보다는

덜어내고 비움으로써 이룰 수 있습니다

저기 저 잎을 떨군 겨울나무처럼.(2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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