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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비와 인생

 

 

비와 인생 / 청송 권규학

 

 

오락가락 왔다 갔다

종잡을 수 없이 내리는 비

너를 닮았다

나를 닮았다

우리네 사는 삶을 닮았다

 

비가 그러하듯이

우리네 인연도 그랬으면 한다

토라지고 나서도 금세

아무 일 없듯이 돌아설 수 있다면

인생에 오점일랑 찍히지 않으련만

한 번 돌아 선 마음엔

다시 올 기회란 기대할 수 없다는…

 

비야, 쏟아지는 장맛비야

오락가락할지언정 넘치지는 말아라

과하기보다는 조금은 모자라게

꽉 찬 듯해도 약간은 부족하게

그렇게 또 그렇게

시린 가슴을 살며시 토닥여 주려무나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보지 않는 여심(女心)

한여름에도 꽁꽁 살얼음이 어는

여자, 여자의 독심(毒心)

장맛비에 몽땅 씻어내려무나.(23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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