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전원 풍경 / 청송 권규학
찌는 듯한 폭염에
뜨락의 풀꽃이 고개를 숙인다
잎은 추욱- 처지고
덩굴손은 흐물흐물
풀이 죽은 호박덩굴
고추 가지 들깨까지
매한가지, 힘을 잃은 채 운다
수도꼭지에 호스를 끼워
물을 뿌려 샤워를 시킨다
지나가던 어르신의 한마디
'아재요! 내일이면 비가 온다는데
뭐 하려고 지금 물을 주나요?'
웃음으로 대신하고 계속 물을 뿌린다
내일의 비는 하나님이 주는 선물이요
지금 뿌리는 이 물은
준 것 하나 없이 잎에 열매까지
시시 때때 챙긴 주인의 의무인 것을
찜통더위에 장사가 어디 있을까
꼼짝없이 방콕으로 지낼 수밖엔.(23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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