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비 내리는 무회루(撫懷樓)에서- / 청송 권규학
장맛비 추적이는 여름밤
무회루(撫懷樓)*의 은빛 등불이 운다
흩뿌려지는 하늘의 눈물방울
그저 계절의 현상이라 당연시할 수는 없는 일
선열의 넋을 기리는 6.25, 호국보훈의 달
하늘도 슬펐는지 눈물을 뿌리는…
세월…, 한 해의 반을 물고
무더위의 담벼락을 기어오른 날
메마른 대지의 나무와 풀꽃들
저마다 구슬픈 회한의 눈물을 떨군다
아, 어찌 잊으랴, 그때 그날을
73년 전의 포성은 멎었지만
조국의 허리를 두 동강 낸 붉은 무리들
피의 대가를 되갚을 순 없을지라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그날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조국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220626)
* 무회루(撫懷樓) : 청도읍성의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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