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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새것과 낡은 것

 

 

새것과 낡은 것 / 청송 권규학

 

 

타월을 쓰다가 문득

'이번만 쓰고 버려야겠다' 하고 선

버리지 못하고 다시 쓰곤 합니다

새것이 주는 좋은 느낌보다는

오래된 것의 친근함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새것에는 신선함이 있지만

오래된 것에는 포근함이 묻어납니다

고대 도시의 빛바랜 벽화(壁畵)

고찰(古刹) 마당의 이끼 낀 석탑

시골마을 뒷골목의 녹슨 철문

물 빠진 청바지와 낡은 골동품

흑백사진 뒤의 정겨운 웃음

고서(古書)가 주는 깊은 느낌이 그렇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다르지 않습니다

금방 만난 새로운 사람은 부담스럽지만

오래 사귄 사람에겐 친밀감을 느낍니다

처음 만나 서로를 알아가기보다는

오랜만에 만나도 웃음이 묻어나는 그런.(2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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