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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이젠 잊기로 해요

 

 

이젠 잊기로 해요 / 청송 권규학

 

 

어느 야근(夜勤) 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는다.

가수 김완선의 '이젠 잊기로 해요'란 노래이다.

이장희 가수의 자작곡인 이 노래는 여러 가수들이 리메이크하여

화제가 된 노래이기도 하다.

스피커를 타고 흐르는 멜로디도, 가수의 목소리도 물론 좋았지만

노랫말 하나하나가 가슴을 파고들어 현실로 다가서는 듯하다.

 

이젠 잊기로 해요-이장희 작사 작곡, 김완선 노래-

 

이젠 잊기로 해요 이젠 잊어야 해요
사람 없는 성당에서 무릎 꿇고 기도 했던 걸 잊어요

이젠 잊기로 해요 이젠 잊어야 해요


그대 생일 그대에게 선물했던 모든 의미를 잊어요
사람 없는 성당에서 무릎 꿇고 기도 했던 걸 잊어요
그대 생일 그대에게 선물했던 모든 의미를 잊어요
술 취한 밤 그대에게 고백했던 모든 일들을 잊어요
눈 오던 날 같이 걷던 영화처럼 그 좋았던 걸 잊어요

아~ ~~ 아~ ~~ 아~ ~~ 아~ ~~

이젠 잊기로 해요 이젠 잊어야 해요
(사람 없는 성당에서 무릎 꿇고 기도 했던 걸)
이젠 잊기로 해요 이젠 잊어야 해요
(술 취한 밤 그대에게 고백했던 모든 일들을)


잊어요
이젠 잊기로 해요 이젠 잊기로 해요

라~~~ 라~~~ 라~~~ 라~~~ 라~ ~~~
라~~~ 라~~~ 라~~~ 라~~~ 라~ ~~~
우~ ~~ ~~~ ~ ~~ ~~~

 

세상을 살아오면서 겪은 크고 작은 숱한 사연들…,

누군가는 말하지 못할 비밀 하나쯤 가슴에 묻고 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내려놓지 못할 봇짐 하나 등짐으로 지고 사는…,

복잡다단한 우리네 인생살이, 모두 다 기억하고 있다면 어찌 살까.

인간의 삶은 망각이 있기에 행복하다고 했다.

어쩌면, 정말 그런지도 모른다.

아무리 많은 사연일지라도 때론 모든 걸 잊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사람 없는 성당에서 무릎 꿇고 기도 했던 걸…
그대 생일 그대에게 선물했던 모든 의미를…
술 취한 밤 그대에게 고백했던 모든 일들을…
눈 오던 날 같이 걷던 영화처럼 그 좋았던 걸…

 

누군가를 만나 인연을 맺었다고 해도 사랑했던 지난날을 잊어야 할 때도 있다.

결국 망각(忘却)이란 건 인연의 종결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좋았을 땐 입 안의 음식물이라도 내줄 것처럼 하다가도

좋지 않았을 땐 눈에 보이는 모든 걸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그런….

어찌 되었든, 노래 한 곡에 인생의 모든 걸 되돌아보는 듯한 느낌…,

쌓인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녹일 수 있는 듯한 기분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우리의 삶은 대중가요 가사에 절절히 녹아있다.

김완선의 '이젠 잊기로 해요'에 이어 가수 조용필을 대표하는 노래들이 이어진다.

조용필 가수는 대한민국 국민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가수이며,

70~80년대 한국 가요계를 휩쓸었던 가요계의 전설로 회자되고 있다.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 바람의 노래, 꿈, 그 겨울의 찻집, 상처, 큐(Q), 들꽃, 허공,
기다리는 아픔,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세월,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 애상, 정, 한강,

킬리만자로의 표범, 친구여, 어제오늘 그리고 내일,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 마도요,

비련, 고추잠자리, 일편단심 민들레야, 미워 미워 미워, 못 찾겠다 꾀꼬리, 간양록,

바람이 전하는 말, 잊혀진 사랑, 길 잃은 철새, 돌아와요 부산항에, 미지의 세계, 바운스 등

 

제목만 들어도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명곡들이 수두룩하며,

발표하는 곡마다 가요 순위 프로그램의 TOP 자리를 독식했다.

그중에서도 유독 귀에 쏙 들어오는 건 사랑의 별리를 노래한 '큐(Q)'이다.

 

큐(Q)-양인자 작사, 김희갑 작곡, 조용필 노래-

너를 마지막으로 나의 청춘은 끝났다
우리의 사랑은 모두 끝났다
램프가 켜져 있는 작은 찻집에서 나 홀로
우리의 추억을 태워 버렸다

사랑, 눈 감으면 모르리
사랑, 돌아서면 잊으리
사랑, 내 오늘은 울지만 다시는 울지 않겠다

하얀 꽃송이 송이 웨딩드레스 수놓던 날
우리는 영원히 남남이 되고
고통의 자물쇠에 갇혀 버리던 날 그날은
나도 술잔도 함께 울었다

사랑, 눈 감으면 모르리
사랑, 돌아서면 잊으리
사랑, 내 오늘은 울지만 다시는 울지 않겠다

너를 용서 않으니 내가 괴로워 안 되겠다
나의 용서는 너를 잊는 것
너는 나의 인생을 쥐고 있다 놓아 버렸다
그대를 이제는 내가 보낸다

사랑, 눈 감으면 모르리
사랑, 돌아서면 잊으리
사랑, 내 오늘은 울지만 다시는 울지 않겠다

 

 

밤을 꼬박 새우며 뭔가에 집중한다는 것,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천 근 만 근 밀려드는 졸음을 쫓으며, 뭔가에 골똘한다는 것…,

젊은 시절에도 어려웠을 그런 일을 고희(古稀) 코앞에서 하고 있다는 것,

물론 힘든 일이지만 그만큼 자긍심과 보람을 찾을 수 있음이 행복이다.

깜깜한 어둠을 뚫고 시작한 일이 창밖에 먼동이 트고

출근길을 서두르는 인적이 바삐 움직일 때쯤 끝을 맺는…,

교대조를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이 이토록 반가울 수가 없다.

이젠 그 일도 마무리를 해야 할 시점이다.

뻐근한 몸을 펴며 창문을 연다.

자욱한 안개숲 속으로 세상의 모습이 확연히 드러난다.

나와 함께 밤을 밝힌 수은등 불빛에도 피로가 역력하다.

 

이른 시간임에도 22대 총선 선거운동으로 시끌벅적 떠들썩하다.

저토록 기를 쓰고 당선되려고 하는 국회의원이란 것!

뭘까…, 명예(名譽)일까 권력(權力)일까 부(富)일까?

아무리 자신의 운명을 건 선거판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의 당선을 위해

상대를 비방하고 헐뜯기에만 몰두하는 정치판이 참으로 안타깝다.

어둠은 생존경쟁 약육강식의 그 모든 걸 묻어두었는데

날이 밝자마자 시끄러워지는 세상살이가 참으로 서글프다.

그나마 좋은 노래를 통해 복잡한 머리를 깨끗이 정화시키고

답답한 마음을 삭일 수 있었음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어차피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자면 더불어 발생하는 조건이다.

보수인지 진보인지, 중도인지 개혁인지…, 그런 것들은 안중에도 없다.

내 나라 대한민국이 부강해지고 국민이 행복해지면 진영논리란 소용없는 것이다.

모쪼록 개인이면 개인, 사회조직이라면 사회조직, 나라라면 또 나라…,

모두가 평안하고 안정적인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일 뿐.

이 글을 읽는 누군가…, 그리고 모든 분들에게 진실이 전해지길 바라는.(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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