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달 / 청송 권규학
섣달 하순…, 이른 아침 출근길
서녘 낮은 하늘에 새벽달이 떴다
지각생 해님을 마중함일까
찬빛, 서늘함을 가득 품은…
동(東)에서 서(西)로 열린 하늘길
다리(Bridge)가 없어서일까
긴 겨울밤을 꼬박 밝혀 밤새 걸어도
서산마루를 채 넘지 못하는…
떠오르는 태양에 놀라
쫓기듯 달아나는 새벽달
희멀겋게 변한 창백한 표정
겨울밤의 여독(餘毒)이 가득한…
흠칫 놀라 몸을 사리는 새벽달
오죽했으면 저리도 애가 탔을까
표정은 죽 한 그릇 못 먹은 듯 초췌해도
둥글넓적 살찐 몸이 못내 서글픈…
한 주가 시작되는 오늘은 또 어떨까
저기 저 달…, 단 하루만이라도
핏기 잃은 얼굴에 화색(和色)을 띄울
환한 기쁜 소식 하나 들려줬으면.(24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