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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자라 보고 놀란 가슴 / 청송 권규학

 

 

비가 내립니다

가마솥 더위 용광로 열기

삼복(三伏)의 찜통을 뚫고

6호 태풍 '카눈'이 왔습니다

펄펄 끓던 땅 위에

촉촉이 축축이 철철 넘치게

쏟아져 내린 여름비, 그리고

거센 바람에 더위가 주춤해졌습니다

 

수직 상승하며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

피해는 또 얼마일까

재해인가 인재인가를 따지고 들며

또 얼마만큼의 다툼이 이어질까

너 때문 너의 탓이고

이건 몰랐고 이건 잘못이고

사과해라 사퇴해라

또 어느 정도의 책임전가로 싸울까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다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강구하려는 노력

책임전가/회피식의 입놀림보다 우선일 터

태풍 소식이 있을 때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을 보는 심정

어쩌면, 우리가 처한 슬픈 현실이려니.(230813)

 

* '카눈(KHANUN)' : 열대과일의 한 종류로 태국에서 제출한 '23. '6호 태풍'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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