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인연(時節因緣) / 청송 권규학
사랑 아닌 사랑 같은 사랑으로
꽃을 피워 열매를 맺은 세월
눈물과 기쁨의 이야기를 엮어
추억의 이름으로 빚은 인연
강산이 바뀐 지 네 번째
세월은 그렇게 덧없이 흘렀습니다
믿음과 용서
희생과 배려로 세운 사랑탑
빗물이 스며들고
비바람에 할퀴어
어느 순간 허물어져 내렸습니다
믿음이 부족했습니다
배려마저 약했습니다
돌과 짚을 엮어주는
흙의 역할도 없었습니다
힘들게 쌓은 공든 탑도
무너짐은 순간이었습니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회환의 세월
메마른 꽃잎에 혈흔이 맺히고
꽃망울엔 토혈이 엉켰습니다
온몸이 찢어질 듯 아파옵니다
너와 나의 슬픈 인연입니다.(2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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