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작시·자작글

어떤 기다림

 

어떤 기다림 / 청송 권규학

 

 

사람과 사람 간 관계를 다스리는 것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라면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정립하는 것

그보다 더욱더 힘든 일입니다

 

태어나는 순간

야망을 깨우치는 남자와는 달리

정처 없는 기다림을 배우는 여자

기다림의 세월 속에서

끊임없이 비바람이 섞어 치고

휘몰아치는 거센 풍랑을 만납니다

 

행여 알기라도 할까요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너

지켜보는 나의 가슴에도

폭풍한설(暴風寒雪)이 몰아친다는 걸

 

겉 다르고 속 다른 세상살이

한쪽 발을 지옥에 담가둔 채

다른 발을 천국에 걸친 건 아닌지

아마도 모를 겁니다

미움의 강이 너무도 깊어

그 속내를 알 수 없다는 것이

 

봄비 그친 날의 이른 아침

창밖, 뜨락의 감나무 가지 위

요란스레 호들갑을 떠는 까치들

행여 그대가 온다는 신호일지도 모를.(230501)

 

 

 

'자작시·자작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남과 이별, 그리고…  (0) 2023.05.05
그 사람의 사랑법  (0) 2023.05.03
봄비 내리는 날에  (0) 2023.04.29
꽃길만 걸어요  (0) 2023.04.26
술(酒)과 사랑  (0) 2023.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