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속도 모르고 / 청송 권규학
온 세상, 지천(至賤)에 꽃이 널렸습니다
가로수 길엔 벚꽃이 만개했고
개울 둔치, 강가 둑길엔
겨울초, 샛노란 물감이 장관입니다
마을 길목에는 연분홍 도화(桃花)가
산비탈 능선엔 생강꽃 산수유꽃
복수초(福壽草) 노루귀가 앙증스럽습니다
이곳저곳 아름다운 꽃들의 축포
세상만사가 축제 분위기
도화춘풍(桃花春風)의 봄날인데도
봄 같지 않은 춥고 힘든 세상입니다
저마다 앞다투어 피고 지는 꽃들
어쩌나요, 어떡하나요
남의 속도 모른 채 피는 봄꽃을.(2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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