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잎을 버리는 까닭은 / 청송 권규학
나무가 잎을 버리는 까닭은
겨우내
모든 걸 비워 힘을 비축하고
새로운 봄날
다시 싹을 틔우기 위함입니다
파리한 나뭇가지 우듬지에
여린 이파리 하나
떨어질 듯 붙어있는 까닭은
포도(鋪道) 위에 뒹구는 낙엽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이기 위함입니다
자신을 말끔히 버린 나목(裸木)처럼
털어내고, 비워내고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
그곳에, 새봄의 햇볕이 자리합니다
나목(裸木),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입니다.
-제9시집, '숲길을 걸으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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