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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사랑의 문(門)

<군산, '은파호수공원 물빛다리'>

 

 

사랑의 문(門) / 청송 권규학

 

 

가을인가 해서

창문을 여니 어느새 겨울이요

겨울인가 해서

창밖을 보니 아직은 가을이라

 

창밖에 보이는 알록달록 단풍에서

가을을 느끼고

피부를 스치는 매서운 바람에서

겨울을 맛보는

세상은 가끔씩 놀라움을 주곤 합니다

 

울긋불긋 아름다운 단풍이 어느 순간

낙엽으로 떨어져 내릴 때의 허무함

마치 연인의 말 한마디에 뒤통수를 맞아

기억을 상실한 사람 마냥

정신을 가늠할 수 없는 애매한 계절입니다

 

달콤한 말 한마디에 희희낙락하다가도

귀에 거슬리고 입에 쓴 말 한마디에

수십 년 쌓은 정도 물거품이 되고 마는

세상도 사랑도, 참으로 웃기는 짬뽕입니다

 

세상이 그렇듯이

계절이 그렇듯이

나이 먹으니 조금은 알 듯도 합니다

참된 사랑이란

말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

서로 마음을 열고 진심을 다할 때

비로소 사랑의 문이 열린다는 걸.(221122)

 

 

<군산, '은파호수공원 물빛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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